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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칼럼]나에게 억만금이 생긴다면
박종철 논설주간
2018년 01월 16일 (화) 11:36:12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당나라 시인 두보(712-770)는 백만은(百萬銀)이 생긴다면 그 은을 방아로 찧어서 곱게 가루를 낸 다음 눈처럼 천지에 뿌려 놓고, 그 위를 정처 없는 나그네가 되어 헤진 가죽신발 자국을 남기며 무한히 걷고 싶다고 했다. 횡재로 생긴 재물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시적으로 풀이했다는 평이다.

중국 명말 청초의 문예비평가인 김성탄(1610-1661)은 만약에 백만금이 생긴다면 99만9천9백99금으로 같은 고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차용증서를 사들여 불태울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1금으로 지나가는 초라한 서생(書生) 하나 붙들어 놓고 탁주 한 사발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차용증서가 불에 타 흩어지는 연기를 바라보겠다고 표현했다.

고승 만공(1871년-1946)은 “만약에 백만 원을 준다고 해도 그 돈을 깨끗하게 불에 태운 뒤 그 재를 물에 타서 마셔버리겠다”고 말했다. 일제 초 총독부가 기골이 왕성한 만공 스님을 매수하려는 과정에서 만공이 한 말이다. 무기를 쓰지 않고 호통으로 일본 총독을 벌벌 떨게 했다는 대선사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토정 이지함(1517-1578) 선생은 서해의 한 무인도에 박을 대량으로 심어 수만금에 버금가는 횡재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토정 선생은 그 횡재를 전쟁으로 인해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유랑민을 한데 모아 집단이상촌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정작 자신은 지금의 서울 마포 작은 개울가에서 흙집(土亭)을 짓고 살았다.

효종 때 서울 남산아래 살았던 허생(許生)은 매점매석으로 횡재한 금 백 만으로 무인공도(無人空島)를 개척, 호남지방에 횡행하고 있는 군도(群盜)들을 정착시켰다. 그리고 나머지 50만금은 모두 바다에 버리고 조잡을 먹고 살았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이 같은 물음에 그 누구도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기란 결코 쉽지 않다. 세계 인류를 위해서, 또는 민족을 위해서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너무 속보이는 대답이다. 그렇다면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그것도 아니면 부와 명예를 위해서...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억만금이 생긴다면 나는 그 억만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 소외계층 등 좋은 일을 위해서, 아니면 남은 인생을 즐기는 데 쓸까. 개띠의 해를 맞아 잠시 개꿈에 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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