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툰’을 연출한 올리버 스톤은 ‘살바도르’라는 영화를 통해 전쟁과 폭력의 악순환을 규탄하고 묻는다. 그 속에 나타난 비열한 인간들을 폭로하고, 잔인한 폭력이 사람과 강토를 어떻게 황폐시키는가를 잘 보여준다. 미국이 지원하는 엘살바도르 군사정권하에서 전개된 참혹한 학살과 테러와 부패를 실록에 근거해 가감 없이 표현하면서 이에 맞선 반정부군의 증오도 빠짐없이 조명했다는 평이다.

1986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이후 광주민주화 운동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으며, 주인공인 사진기자의 사랑이야기보다 이른바 극우 극좌가 벌인 대결의 결과가 얼마나 가혹한 것인가를 기억하게 만든 영화로 유명하다.

우리의 과거도 ‘살바도르’만큼이나 참혹했다. 박정희는 말할 것도 없고 전두환·노태우, ‘이명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총칼과 최루탄, 물대포와 대국민 사기극이 민주주의를 훼손했고, 이념 갈등은 오늘도 진행형이다. 권력을 잡아서는 안 될 말종들이 권력을 잡은 탓이다.

이 같이 과거정권들이 국민의 주권을 유린했다면 이제는 거꾸로 야당이 실세로 부상했다. 여소야대란 정치 공학이 칼자루를 야당에게 넘겼고, 야당은 이를 무기로 국민여론을 무시한 채 현 정부를 압박중이다. 홍준표와 그 일당들이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새정치를 외치던 안철수까지 박근혜 잔당과 동침을 시도한 것은 웃음거리가 아닐 수 없다. 세력 확장을 위해서라면 창녀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속셈이다.

안철수는 이미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리고 지난 대선을 통해 그의 자질과 능력도 확인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순수함은 그야말로 과거가 된지 오래고, 이제는 국민들에게 보여줄 것도 더 이상 내세울 것도 없다.

따라서 호남 속의 ‘자민련’으로 추락한 당을 다시 ‘국민의 당’으로 바로 세우려면 안철수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영화 ‘살바도르’와 같이 내가 아니면 모두 적이고, 나의 이념과 사상이 다르면 ‘독선과 오만’이라는 논리도 버려야 한다. 그래야 침체된 조직을 재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