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자영업자이며,
 개원 16년차 내과의사다. 부모의 돈으로 학비를 내고, 가족의 후원에 힘 입어 내 노력으로 수련을 마쳤다. 빚을 내 의원을 차렸고, 망하든 흥하든 전적으로 내 책임하에 환자를 봐 왔다. 하여 본질적으로 국가라 할지라도 나의 소유권과 경영권에 뭐라 해선 안 된다. 그렇듯 우리나라 의료는 대단히 사적인 영역에 기초해 있다. 그러나 의료는 교육과 더불어 공공성이 강한 영역이다. 그만큼 국가의 통제를 많이 받고 있다. 도대체 사적이면서 공적인 의료 영역은 어디를 봐라 봐야 하는가? 의료및 보건의 민간 소유와 영리성, 그리고 공공성의 함수를 어떻게 풀 것인가? 

■ 의료, 건강, 부의 분배 문제
 사실 의료 영역은 협소하다. 건강이란 개념에 의료 영역은 한 부분일 뿐이다. 건강에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변수들이 존재한다. 젠더, 사회 경제적 조건, 문화, 환경등의 변수가 많다. 그리고 그 사회의 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하는 핵심적인 문제도 들어 있다. 남미의 어느 국가는 지배 엘리트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했다. 그들은 좋은 데서 잘 먹고 잘 산다. 그런데 울타리 치고 산다. 출입구에선 사립 경호업체가 기관단 총을 거치하고 검문을 서고 있다. 그 울타리 바깥은 거대한 빈민의 숲이 펼쳐져 있다. 나는 이들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마치 감옥에 갖혀 있는 느낌이랄까. 이들도 건강해 보이지 않는다. 부자와 가난한 자들이 다 같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건강하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 복지국가 스웨덴이 다 함께 잘살게 된 핵심 요인
 세계에서 가장 잘 살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 중 하나가 스웨덴일 것이다. 그들의 보건 의료, 교육정책은 우리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백년 전에는 우리들 못지 않게 못 살았다.기근에 시달렸고, 추위에 떨었다. 사회적 갈등도 존재했고 혼란한 정치적 상황도 존재했다. 그런데 어떻게 복지 국가의 세계적 아이콘이 되었을까? 답은 풀뿌리에 있었다. 수 많은 사회 개혁 정책이 국가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구체적인 요구와 실천 사례는 현장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들의 행동은 ‘복잡한 이데올로기나 이론적 근거보다는 실용적인 이유’에 기초했다고 한다. 그들은 ‘부나 사회적 배경에 상관 없이 모든 이를 위한 모자보건, 노령 연금, 실업과 질병 보험, 교육 체계들’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중간 계급의 헌신이다. 19세기말 스웨덴의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자 수 많은 공중 보건 문제가 발생했다. 영양과 위생의 문제, 감염성 질환과 산업 재해, 도시의 제반 시설 미비등이 그렇다. 각 지역에는 보건의료위원회가 생겼고, 여기에 비전문가인 무역상, 생산자 대표, 시공무원등도 참여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결정된 사안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세금납부가 전제되어야 했는데, 그들은 이에 기꺼이 응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계몽주의. 스웨덴 국민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률을 이상으로 삼고 있었다 한다. 그 것은 ‘질서정연함,도덕성,검약과 절제’이었다. 이 것이 지식엘리트들에게 계몽주의로 버전업되었다.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지만 이러한 사상적 토대가 결속형 사회관계를 연결형, 연계형 사회 관계로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네 번째는 지도자의 지도력. 복지국가의 토대를 마련한 시기였던 1928년 페르 알빈 한손 총리는 ‘인민의 집’이라는 명 연설을 했다. 집의 토대는 공동체이며, 국가도 그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이 1938년 고용주와 노동조합간에 이루어진 살트세바덴 협약으로 이어졌다. 이 것은 스웨덴식 노사합의 모델로 유명해 졌다. 
 다섯 번째는 결국 우연적 요소가 반영된 것이지만, 그들의  복지국가 체계를 세워 나가는데 250년 동안 전쟁이 없었고, 감자가 들어와 기근이 해결되었고, 감염성 질환에 적극 도입한 백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 의료,건강,보건,복지는 보령이라는 공동체 단위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로 시작하자
 건강과 보건의 관점에서 우리가 공동체 정신을 갖고 지도자들의 리더쉽과 주민들의 자발적 헌신이 결합된다면 행복한 보령을 만들 수 있다. 보라! 보령신문에 매 주 올라오는 각 기관과 단체의 눈부신 활동을. 이 것이 연결형 사회의 징조다. 이러한 자선 행위가 제도화 될 때 연계형 사회, 복지 보령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토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문제는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는가이다. 우선 공부모임이 이루어져야 겠다. 일명 학이시습지. 두 번째로 보건의 핵심 대상은 취약 계층에 있다. 그들에게 빛이 비추이면 우리 전체에 빛이 난다. 이 것은 논리가 아니라 경험이고, 복지의 핵심이다. 실무자의 작업실은 데스크가 아니라 먼지 나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지도자가 솔선수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