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의장 박상배)가 13일 제20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회기를 마쳤지만 '의회 무용론'에 이어 '역대 가장 무능한 의회'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시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2017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은 기정액보다 577억원 증가된 총규모 7501억원(일반회계 6344억, 특별회계 1157억)으로 확정했고, 2017년도 제2회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은 194억으로 원안가결했다.

하지만 시의회가 집행부가 상정한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시민을 대신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한다는 의회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의회 내부는 물론, 공직사회, 시민사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시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민원성 사업을 집행부에 요구하면서 집행부의 선심·전시성 사업들을 묵인하고 넘어가는 일종의 거래행위를 하는것 아니냐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3년간 본예산과 추경예산안들을 심사할때마다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이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견제나 감시의 목소리를 내지 못해 왔다.

이번 추경예산안 심사에서는 '대천해수욕장 시민탑 광장 시민탑 축소 이전' 비용 6천5백만원 '스포츠파크 조성' 실시설계비 8억원, '시청 테니스장 리모델링' 2억5천만원 등 세 가지 사업이 이같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중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시민탑 광장 시민탑 이전 사업'이다. '시민탑 광장 시민탑 이전'은 대천해수욕장 시민탑광장 주변 상인들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장 한 가운데 시민탑이 있다보니 행사를 진행할 때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현재의 시민탑을 1/2로 축소해 광장 옆쪽 김성우장군 사적비 옆으로 이전해 달라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사회는 이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보령시와 의회가 대천해수욕장 상인들의 집단성 민원에 왜 자꾸 끌려다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천해수욕장 시민탑광장은 일부 해수욕장 상인들의 소유가 아닌 보령시민 모두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보령시는 지난해 대천해수욕장 시민탑광장에서 만남의광장까지 구간에 조성돼 있는 녹지 일부를 없애고 길을 넓힌적이 있다. 시는 좁은 길 때문에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지만,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천해수욕장 상인들이 시장 후보들을 찾아와 이를 요구했고, 당시 김동일 후보가 받아들여 사업이 진행됐다는 것은 시민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현재 이 사업은 시민들로부터 김동일 시장이 보령시민들의 세금으로 마련된 시비를 들여 대천해수욕장에 그나마 남아있던 녹지 일부를 없애고 횟집 주차장을 확보해 줬다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시민탑 광장 시민탑 이전 사업'도 이 경우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이나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일부 상인들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민탑 이전을 요구하는 상인들은 시민탑이 광장 한가운데 있어 이 광장에서 어떤 행사를 치른다해도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이 상인들은 과거 시민탑 광장에서 머드축제가 진행 될 때 장사에 방해가 된다며 머드축제 장소를 옮겨줄 것을 보령시에 줄기차게 요구 했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김동일 시장과 보령시가 타당성과 명분은 등한시 한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선심성 사업을 진행하는데 해당 지역 시의원이 이에 동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천해수욕장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 시의원은 이번 추경예산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동료 시의원들에게 이 사업을 꼭 좀 원안대로 통과시켜 줄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다해도 흑자는 커녕 운영비조차 시민들에게 부담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동일 시장이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조차 개인적인 자리에서는 스포츠파크 조성사업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사업이라고 지적해 왔다. 결국 김동일 시장의 밀어붙이기에 의회가 굴복한 셈이다.

'테니스장 리모델링 사업'은 공직사회에서조차 현 시점에서 굳이 2억5천만원이라는 시비를 사용해 시청 테니스장을 잔디코트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충분치 않고, 추경예산에 편성할 정도로 시급하지도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시민사회에서는 지난 3년 내내 거론돼 왔던 '의회 무용론'과 함께 이럴거면 차라리 시의회를 없애 버리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시민편의는 도외시한채 오직 표만 의식해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려는 시장과, 시장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시의회'는 더 이상 시민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