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큐의 경제학
 경제학을 전공한 나는 학창시절 필수서적으로 하버드대 교수 그레고리 맨큐의 유명한 저서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만났다. 아니 만난 정도가 아니라 항상 가지고 다녔다고 하는 것이 맞다. 경제학의 기본 10대 원리를 알기 쉽게 풀이한 이 책은 시간이 지나 학부의 심화 과정을 배울 때에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늘 떠들어보던 책이 되었다. 나름 열심히 공부한  뒤 이 맨큐라는 아저씨 덕분에 일반인에 비해서는 아주 잘 경제학이라는 것을 안다라고 생각하였다. 또래 공대 친구들에게 설명할 기회가 되면 신나게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전공 자라는 자신감이 굳건해지고 다져지면서 그렇게 시간은 흘러 흘러 어느날! 아내의 손에 들 려있던 <피싱의 경제학>이란 책을 만나게 되었다.

■ 피싱의 경제학
 학부생으로서의 작은 자존심이랄까, 아니면 전공분야의 호기심이랄까, <피싱의 경제학> 표지 말미에 나오는 '지금의 경제시스템에서 누구나 호구일 수밖에 없다' 라는 문구는 책에 대한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였다. 전공자인 나는 그래도 소위 말하는 호구가 아닐 수 있지 않을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바보로 만든다는 거지?
 책은 쉽게 시작해서 어렵게 끝이 났다. 저자가 말하는 ‘피싱fishing’은 헛똑똑한 경제학 전 공자가 좌지우지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점이 시장경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낚시질 당하는 우리
 왜 우리는 항상 돈이 부족할까, 신용카드가 우리의 무지 속에서 씌우는 흔한 바가지는 무엇인가? 혁신이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는, 광고가 파고드는 우리의 약점은 무엇인가? 등등 저자는 우리가 불필요하게 낚시질 당하는 사항을 식품, 정치, 제약, 광고, 투자등 다양한 상황에서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장경제체제에서 나 라는 사람은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 세상은 단순하지 않다
 이 책은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시장경제체체의 효율이 극대화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가 맹점에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는 전통적인 경제학이 말하는대로 단순하지 않고, 인간은 생각보다 항상 합리적이지도 않다. 세상은 정보의 불평등으로 인한 사기와 기만이 항상 존재한다. 정의로운 사회가 제도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있는 구성원간의 고뇌와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듯이,  시장경제체제가 가지는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구성원들의 문제해결의식이 필요하다. 
 
■ 일독을 권하면서
 읽으면서 어렵고 전문적인 부분도 많았지만 저자가 전체적으로 일관된 이야기를 끌어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경제학에 궁금증이 있는 사람, 시장 경제의 흐름에 관심이 있는 사람, 그리고 이러한 시장경제체제의 은밀한 조작과 속임수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끝으로 이 책을 접할 수 있게 도와준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