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지역의 피서지 횡포가 도를 넘었다. 머드축제에 따른 지역 이미지가 격상되면서 관광객수요는 늘었지만, 돗자리만 깔아도 돈을 내야하고 악덕상인의 바가지요금에 입장료 시비로 곳곳이 시끄럽다. 천차만별인 숙박요금은 그야말로 숙박업주 마음이고, 외곽지역 민박 이용료도 제멋대로인데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주변 경관과 체험꺼리가 실제와 크게 달라 마찰을 빚기 일쑤다.
 
보령머드축제가 절정을 이룬 지난달 25일 서울에서 온 A씨는 가수 ‘싸이’의 공연도 볼 겸 대천해수욕장에서 하룻밤 묵기로 했다. 그러나 A씨는 방을 구하지 못했다. 그가 방문한 모텔마다 공교롭게 모두 예약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시내로 발걸음을 돌린 그는 하룻밤 숙박료로 11만원을 내야 했다.

성주면에 거주하는 K씨는 지인들과 7월 중순 게 외연도 섬을 찾았으나 하루 숙박료만 15만원을 지불했다. 이들이 이보다 더 실망한 것은 홍합하나, 미역줄기 하나 채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현지 어민들이 웬만한 곳은 모두 양식 허가를 받아놨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험꺼리가 필요한 민박집과 관광객으로 인한 직간접 피해를 우려하는 어민들 간의 마찰음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

레저보트를 가진 대천동 L씨는 독산해수욕장에서 보트를 띄우고 보구치 낚시를 할 목적으로 현지를 찾았으나 이곳 역시 문제가 발생했다. 보트를 띄워야 할 위치에 무엇인가의 경계를 알리는 나무 말뚝들이 해안가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이 같이 웬만한 바닷가는 물론이고 계곡마저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들끓지만 보령시는 문제점 해결에 별 관심이 없다. 김동일 보령시장이 취임과 함께 꺼낸 ‘해양관광 명품도시’ 건설과 ‘미소·친절·청결’ 운동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