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이 화상경마장 유치 실패에 대해 임기 내 입장을 유보 할 기능성이 커졌다. 예견된 일이다. 김 시장은 지난달 28일 오전 10시30분 보령시 출입 기자를 초청, 민선 6기 3년차 시정 결산 시간을 가졌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줄기차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 ‘미소·친절·청결’ 운동이 자리 잡아 시가지가 깨끗해 졌고, 사통팔달 도로망 건설로 교통이 원활해 졌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날 97개 항목으로 분류한 시책성과를 약 1시간에 걸쳐 설명했지만 취임과 함께 주민 갈등을 부른 화상경마장 유치 실패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화상경마장 유치 실패 후 보령시 출입기자단과의 두 번째 공식 자리지만 그는 이번에도 실패한 배경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부정적 여론으로 부상한 스포츠파크 조성 사업은 아예 간담회 자료에서 뺐다. 그만큼 문제가 산적했다는 추론이다.

보령시가 스포츠파크를 조성하려면 현재로선 ‘균형발전특별회계(이하 균특회계)’를 지원 받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집행권을 가진 충남도의 입장은 단호하다. ‘균특회계’가 낙후지역에 대한 개발, 도로ㆍ항만을 비롯한 SOC 사업과 재해예방 등에 지원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충남도가 이러한 규정을  외면하고 ‘균특회계’를 체육시설에 지원할 경우 본래의 목적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게 충남도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 같은 사업을 설계·용역 단계부터 예산을 허용한 보령시의회나 집행부가 또다시 ‘무능’이라는 멍에를 뒤집어쓰게 될 처지에 놓였다. 보령시가 각종 스포츠단체와 체결한 ‘MOU’를 스포츠파크 운영방안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 또한 흑자 대책이 될 수 없다.

‘MOU’는 어떠한 거래를 시작하기 전에 쌍방 당사자의 기본적인 이해를 담기 위해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며, 체결한 내용 역시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김 시장이 이번 임기를 끝으로 보령시장 직에서 물러날지 내년 지방선거에 또다시 출마해 당선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제대로 된 지도자로 거듭나려면 화상경마장 유치 실패에 따른 배경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을 섬기는 일이고, 시장 직을 떠나 가슴 넓은 사내가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