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김동일 보령시장의 공약과 허구’란 제하의 칼럼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김동일 시장의 공약이 대부분 포괄적이고 광범위해 임기 내 과제를 풀어내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상당부분 허공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행정서비스 및 사회·경제 분야에서도 민선 4-5기와 비교할 때 특별히 내세울 게 없다는 평이다.

김시장은 지난 2014년 1월 27일 민선 6기 보령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시장에게 집중되어 있는 권한을 대폭 (직원에게)위임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것”이라며 “선공후사의 자긍심 높은 공무원들이 창의성과 봉사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어 그 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은 공염불로 끝날 공산이 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공직 청렴도 평가에서 보령시는 매년 하위를 기록해 왔으며, 김시장의 권한 위임은 물론이고 공직의 창의성이나 봉사정신도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눈여겨볼 것은 그가 선거를 통해 제시한 ‘문화예술로 행복한 복지도시’ 건설 대목이다.

보령시가 올해 보령지역 35개 문화예술단체에 배정한 예산은 1억 천만 원이 전부다. 이중 전시·창작, 기타 문화예술 활동에 17개 단체를 대상으로 4000만 원이 쓰이고, 나머지 7000만원은 18개 일반 문화예술단체 행사비로 지원된다. 이것이 김동일 시장이 내세운 ‘문화예술 행복도시’ 건설의 척도다,

보령지역의 한 작가 모임은 과거 K모(궁촌동 출신) 시인의 저서碑를 제작하기 위해 보령시에 1500만원의 사업비를 요청했다. 이 단체는 당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담당부서와 의회를 방문하는 등 잰걸음을 이어갔으나 결과는 단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몇몇 작가들이 뜻을 모아 사업은 결실을 맺었지만 그 때를 생각하는 작가들은 보령시의 ‘문화예술 행복론’에 반론의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만다라’의 작가 김성동을 비롯한 유명 출향작가의 업적을 기리고 향토작가를 초대해 전시회를 갖는다거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형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도 보령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이웃 공주시나 당진시만 하더라도 예술단체 지원 폭이 보령의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시군은 하나같이 문화예술 분야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김동일 시장의 ‘문화예술 행복론’은 처음부터 허구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며, 그 가치에 대한 단상은 아니었는지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