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llabonation
 좋다! 민주주의, 개인의 책임성, 시장의 자율성이라는 바탕하에 나라를 운영하자는 말. 정부가 ‘주권자인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시민이 ‘주권자로서 자립과 자결의식’을 갖도록 노력 하자는 것.  
 말한다. ‘국가주의, 동서 냉전의 이념, 영남.호남.충청을 따지는 지역연고주의 정치, 관료 중심 정치, 권위주의, 서울 중심의 중앙 집권주의’라는 20세기 국가운영체제를 혁신하자고. 정부가 시장을 이기지 못 하고, 개인의 창의와 도전정신이 중요하며, 평생 학습 체제와 모든 정보의 공개 원칙이 공무 활동에 반영되어야 함을. 모든 정책은 이해당사자가 참여하여 벌이는 민주주의 토론과 합의를 거쳐 생산하고 집행해 가자는 것. 공동체의 연대의식과 지도자의 리더쉽이 중요하다는 것. 복지 정책이 생산성 측면에서 토건과 기타 사업에 비해 못지 않음을. 민주주의자는 사람을 탓하기 전에 법과 제도의 문제를 따져야 한다는 것.

■ 저자는
 충남 도지사로서 경험을 이야기 한다. 현재의 국가운영시스템 하에선 도지사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그저 ‘이 빠진 살림에서 어떻게 하면 알뜰하게 살까’를 고민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독서대학, 3농정책, 지속가능발전정책, 화력발전소와 관련한 환경과 산업정책, 업무의 정보공개 원칙, 직원과의 인터뷰,가로림만 조력발전소와 관련한 조율, 4대강 정책에 대한 대안 제시등의 여러 행정 경험을 들어 보면, 나름 최선을 다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책을 읽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저자의 비젼이 새로운 것이 아니다. 모든 정치인이 누차 주장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짓과 진실이 서로 섞여 있다는 것. 거짓과 진실이 서로 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짓은 부지런하고 진실은 게으르다. 하여 진실이 부지런해 지면 거짓이 같이 하려 한다. 국민은 결국 알 수 없다. 진실을.

■ 하여,
 국민이 시민이 되어야 한다. 저자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해결 안 되는 지점에 서게 된다. 바로 국민의 자발성. ‘시민*안희정 = 콜라보네이션’이라는 도식에서 물음표는 시민에 있다. 저자는 다양한 표현으로 정책의 완성 포인트를 이렇게 말한다. ‘개인의 창의와 도전’, ‘자기 책임성’, ‘선량한 시민과 마을 공동체의 연대의식’, ‘시민이 국가를 내 것으로 인식’.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책을 같이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보령 시골의 우리 아이들이 강남 대치동 아이들을 따라가다 보면 백전백패라는 것. 우리 만의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그럼 그 ‘우리 만의 방식’은 무엇일까? 독서이며, 시골의 정서 체험일 것이다. 공부로 소진되지 않고 생기발랄한 자연성으로 우리 아이들이 커 줬으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도 지방 분권체제의 장점은 결국 여기에 사는 우리가 증명해 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방과 수도권의 불평등을 정책과 법으로 바로 잡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몫이라 하더라도, 지역의 생태적인 삶과 공동체의 연대의식은 결국 이 곳에 사는 우리의 몫이다.   
 
■ 시민으로서
 우리는 ‘예산 더 따오기’를 치적으로 삼는 정치인에게 반 만 점수를 줘야 한다. 시민이 민원인이 아니고 책임과 권리를 가지는 요구자가 되어야 한다. 장원급제형 정치인이 아니라 생활형 정치인을 뽑아야 하며, 화려한 공약에 실현 가능성을 물어야 한다. 진보네 보수네 하면서 그 동안 잘 살고 있는 우리를 분열하고 다니는 정치인을 배제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관광 청정도시’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대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건물은 올린다 하는데 그 안을 무엇으로 채울지-상상력-를 물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