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시가 지역 언론에 일제히 배포한 송년광고 시안.

거짓말을 들키지 않으려고 또 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 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보고 있는 듯하다.

보령시가 연말을 맞아 각 언론사에 게재한 송년광고 광고문안이 문제가 될 전망이다. 김동일 시장의 선거 공약사항 이었던 보령신항 유치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이 광고에 '보령신항 조감도'를 배경으로 "보령신항의 밝은 미래. 제3차 전국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 항만시설용부지 반영"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이 광고를 보는 사람은 마치 항만시설용부지에 보령신항이 조성 될 것으로 현혹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제3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는 보령시가 얘기하는 '항만시설용부지'에 보령신항을 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수정계획안에는 "항로 중심 준설토 투기장을 조성하고 향후 발생 가능한 물류 및 복합시설로 활용 검토"라고 명시돼 있다.

다시말해 신보령화력발전소와 LNG터미널을 위한 보령항을 조성하면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투기할 곳이 필요해 천북 학성리에 투기장을 조성하고, 이 준설토 투기장에 향후 보령항의 부대시설격인 항만시설용부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보령시가 주장하는 보령신항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다.

이와관련 해양수산부 항만시설 담당자는 보령신문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고시안의 항만시설용부지를 조성하겠다는 표현은 준설토를 투기하는 투기장을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보령시에서 얘기하는 보령신항 조성은 현재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만약 보령시가 이 또한 보령시가 계획하는 보령신항 건설 과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얘기한다면 그것은 보령시의 입장일 뿐, 해양수산부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보령신항이 확정됐다고 공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도 했다.

본지는 이같은 "보령신항 계획 결정 된 것 없다"라는 해양수산부의 입장을 담은 기사를 지난 11월 16일자(지령 1191호)에 게재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보령시가 또 다시 시민들이 현혹될 수 있는 내용으로 모든 지역언론에 광고를 게재하자 그 배경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김동일 시장이 취임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한 '화상경마장 유치', '웅천일반산업단지 조성', '대천-죽정동간 도로개설', '스포츠파크 조성', '미소·친절·청결 운동' 등이 모두 표류하거나 비판여론이 일자 이를 만회할 '치적쌓기'가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화상경마장 유치'는 시민들간의 분열까지 초래하다가 한국마사회측에서 "보령에 유치는 불가능하다"며 승인을 하지 않았고, '웅천일반산업단지'는 지난 11월 7일 기공식을 가졌지만 보령시가 불리한 정산방법을 받아들이면서 시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스포츠파크 조성'은 행자부가 보령시의 '중앙 투융자 심사'요청을 '재검토' 하라며 반려했고,  '대천-죽정동간 도로개설'은 시가 일방적으로 대천여중 관통노선을 고집하다가 대천여중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반발에 우회노선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소·친절·청결 운동'은 시작초기부터 "지금이 80년대냐? 시청에서 억지로 시민들에게 새마을운동을 강요하냐?"는 비판여론이 있었고, 현재는 공직자들조차 "내가 청소하려고 공무원이 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코너에 몰린 김시장이 비난 여론을 일시에 뒤집을 수 있는 카드로 '보령신항'을 선택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이런 의도에도 불구하고 김 시장이 '보령신항'을 선택한것은 매우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서 "보령신항 계획 없다"라고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보령신항'이 마치 확정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된다는 것.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차라리 50년이든 100년이든 시간이 흐른 뒤 언젠가 보령시가 광역시가 된다고 하면 그것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해양수산부에서 아무런 계획이 없는 '보령신항'이 확정된 것처럼 이렇게 거짓말로 시민들을 속이려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김동일 시장과 보령시의 행태는 하루가 지나면 거짓말이 들통나는 현 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모습과 다른게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보령신항은 김동일 시장의 공약사항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법 위반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과 김태흠 국회의원, 김동일 시장은 모두 지난 선거과정에서 보령신항 유치를 공약으로 시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