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생인 저자는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학자이며 고전 해설가이다. 그의 초한지, 삼국지강의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011년도에는 그가 저술한 16권 책을 모아 <이중톈 문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이중톈, 제국을 말하다>의 개정판으로 피와 땀으로 쓴 최고의 역작이라 자평하고 있다. 원전은 2007년도 출간되고 번역은 2015년에 되었다.

■ 핵심은 제도
 저자는 중국의 역사를 훑어 보고 어떻게 국가들이 흥하고 망했는지 분석하고 있다. 결론은 ‘제도’. 그 전환점은 세가지. 선양 폐지, 진의 통일, 신해혁명. 
 요순시대는 씨족 연합체로서 왕위 선양이 특징. 하은시대는 부족연맹체로서 왕위가 세습. 주가 방국제도였고 진은 군현제 실시. 새로운 제도에 반응하지 못한 청의 멸망.
 물론 제도의 조건 성숙이라는 것이 있다. 생산력의 성장, 통치력의 확장, 인민들의 정치문화적 공동체 의식의 공유 .공동의 적 존재등등.   
 
■ 왜 봉건국가들은 부패했을까?
 저자는 진에서 청까지 모든 제국들은 제도의 차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한다. 황제에 집중된 권력. 지배사상으로 유학(독존유술)채택. 과거제를 통한 관헌대리제도. 이 것이 제국의 특징이다. 제국은 天下爲公이라는 관념이 지배했지만, 실제는 天下爲家였다. 인치,법치,덕치의 관념과 통치가 있었지만 관헌의 부패는 막지 못했다. 부패는 제도 안에 있었다. 

■ 공화의 핵심은 자유의지와 자아의식
 저자는 중국 정치 제도의 미래는 共和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렵다. 왜? 여기에는 자유의지와 자아의식의 성숙이라는 문제가 관여 된다. 그러나 이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일인가? 중국 근대사가 이를 증명한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진실한 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아울러 이러한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자아의식이란 ‘자신이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독립된 인격임을 확고히 해야 한다.
 그러나 소유권 불분명하고 공사구분이 없었던 근대 중국인들에게 인격이 부재했다. 그러니 당연히 자아의식도 없었다. 의존의식만이 있었다. 그 끝에는 조반의식이 있었을 뿐 이다.  
 ‘모반’과 ‘번신’이 반복되고 전제의 폭정만이 있었다. 이러한 반복의 끝장은 법치 사회의 건설에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 과정에서 인민들의 자유의지와 자아의식은 성장할 것이다. 법치사회는 공화, 민주와 헌정이다.

■ 공화, 민주와 헌정
 공화는 사회의 공적 영역으로 민주와 헌정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겸비한다. 전자는 ‘수권의 문제를 해결’하고, 후자는 ‘정권 제한의 문제를 해결’한다. 그 뒤에는 인민들의 자유의지와 자아의식. 그리고  선택과 타협, 한계선 설정(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고,받아들여야만 하는), 책임의식이라는 정치 영역이 있을 것이다.

■ 마르크스의 공산과 이중톈의 공화
 저자는 책 말미에 마르크스의 공산도 공화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공산은 재산의 공동 점유가 아니라 생산의 집체를 의미한다. 마르크스는 ‘공산주의는 그 누구에게서도 사회적 생산물을 점유할 힘을 빼앗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 발전이 모든 이들의 자유 발전의 조건이 된다’라고 하였다.
 마르크스는 <고타강령비판>에서 공산주의의 세 가지 조건을 이야기 했다. 사회 재부의 원천이 충분히 분출되어야 하고, 사람들이 노예처럼 사회적 분업에 복종하지 않아야 하고, 노동이 생계 유지의 수단일 뿐 아니라 생활의 첫 번째 요구여야 한다.

■ 선거 잘 하자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되는 미래 세계에 이 세 가지 조건 중 첫 번째는 충족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두,세 번째인데. 결국 제도의 문제일 것이다. 사람이 노예가 아니고 노동이 생존의 요구로 되지 않는 사회를 제도가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사는 한국도 민주공화국이고 헌정을 통한 법치국가다. 저자가 바라는 바로 그런 나라다. 믿고 싶다. 제도를!
 그러니 선거를 잘 해야 한다. 뜽금 없는가? 잘 생각해 보라. 선거가 왜 중요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