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부터 이 시대에 이르기 까지 진정한 언론은 없다. 독재 정권에 아부하고 그들의 행태를 미화한 앵무새 언론은 비일비재했지만 정의와 민심을 담아낸 언론은 일찍이 없었다. 재벌과 정치권력에 힘입어 동반성장한 껍데기 언론만 있을 뿐이다. ?

최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을 도마에 올리고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나 새삼스러운 일도 아닐뿐더러, 정작 보수 언론들은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다.

더 웃기는 것은 새누리당의 태도다. 당 내에서 조차 김진태의원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와 보수 매체들이 그만큼 무섭다는 의미다. 

박근혜와 청와대를 걱정하던 그 많은 친박들도 꼬리를 내렸다. 언론의 눈치를 보기는 야당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 대표는 김진태 의원의 포문과 관련, "같은 국회의원오로서 치욕스럽다"며 사건의 본질을 호도했다. 언론과 마찰을 갖지 않겠다는 의도이며, 자칫 보수언론의 타깃이라도 되는 날에는 정치적 앞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국내 최초의 신문으로 기록된 한성순보(1883년 창간)가 발행된 이래 우리나라의 대부분 신문들은 하나 같이 권력에 아부하고 그 대가로 영욕을 얻었다. 독립신문과 소수의 신문을 제외하고 태어나는 과정부터 정의롭지 못했으며, 독재 권력이 휘두르고 던져주는 채찍과 당근이나 얻어먹는 과정을 답습했다. 그리고 보수와 진보라는 역사적 갈등을 생산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민족을 대변하는 민간지를 허용한다'는 명분으로 1920년 발행을 허가해준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경우도 크게 다를 게 없다. 이 신문들은 애당초 3·1 운동 이후 일제가 새롭게 채택한 이른바 통치전략 중 하나인 '문화통치'의 일환으로 창간됐다,? 두 신문은 당시 조선 문화 수호의 중심 처로 일정 역할을 담당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친일·반민족 선전 매체로 활용하기 위한 일제의 의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렇게 시작된 신문들은 박정희 정권 때부터 더 활발하게?앵무새 역할을 자처하며 권력과 함께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몇몇 신문은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위치를 확보했다. 오염된 자본과 구린내 나는 정치권이 언론의 역기능을 그만큼 키워놨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