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논어’는 한마디로 정리하기 쉽지 않다. 관련 책들도 많고 학자들 간 바라보는 관점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공통점은 있다. 공자는 성인이고, 논어는 우리가 알아야 할 고전지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의문을 던진다. 당시 시대를 고려하여 공자의 생을 살펴보고 논어에 대해 다른 각도의 해석을 내 놓았다. 

■ 공자가 주장한 ‘예’의 실제
 공자는 주공을 롤 모델로 삼았고, 주나라의 ‘예’를 살리기 위해 일평생 노력해 왔다. 그의 부모는 송나라 사람이다. 송나라는 은나라 유민들이 정착한 곳이었다. 주나라는 은나라의 전통을 계승한 국가였다. 공자는 노나라에서 태어났다. 노나라도 주나라 예법을 지키는 국가였다. 공자는 어릴 적 부터 은나라의 전통을 계승한 주의 예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공자는 신분제가 있었던 시기에 맞게 귀족 중심적인 사상을 펼쳤다. 논어에서 나온 ‘예악이 무너진다’는 귀족전통이 붕괴되는 것을 뜻한다. 춘추전국시대라는 난세에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공자는 이러한 난세를 ‘예’를 통해 극복하고 치유하고자 노력하였다. 하지만 공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이가 없었다. 현실이 공자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이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공자는 때를 잘못 만나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적혀있다.

■ 공자의 제자들
 공자는 정계 진출이 좌절되고 본격적으로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된다. 초기에는 신분이 낮은 제자들이 많았지만 점차 다양한 계층에서 많은 제자들이 들어오게 된다.
  논어에 29명의 제자가 실명으로 나온다. 그 중 4개과에 10명의 제자가 가장 알려져 있다. 4科 10哲이라 하여 덕행과(4명), 언어과(2명), 정사과(2명), 학문(2명)이 있다.
  이중 공자는 덕행과를 가장 중시했으나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과는 학문(인문학)이었다. 논어에는 공자의 가르침 뿐만 아니라, 제자와의 치열한 논쟁과 뒷담화하는 인간적인 면모도 보인다.

■ 공자의 핵심 사상은?
 첫째, 천명과 성인. 공자는 주역을 배운 후 천명을 알았다. 그러나 귀신 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이성주의자이기도 했다. 성인(聖人)은 본래 왕 노릇하는 자로 모르는 것이 없고 밝지 않은 것이 없는 총명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성인의 아랫 단계에 仁한 사람이 있고, 그 다음이 君子다. 공자는 현실적 목표를 군자에 두었다. 
둘째, 군자와 소인. 이 둘은 본래 신분을 지칭한다. 공자는 도덕을 인간 행동의 기준으로 삼아 이를 잘 실천하는 사람을 군자로 보았다. 하여 비천한 제자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셋째,仁과 禮. 인은 제자들이 가장 많이 질문한 주제다. 공자는 제자에 따라 다른 가르침을 주었다. 제자의 자질에 맞춰 교육을 한 것이다. 저자는 이 가르침의 핵심은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것’이라고 보았다. 수기(修己,자신을 사람답게 대하고)와 안인(安人,다른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을 통해 인은 완성된다. 예는 귀족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법도로 기본적으로 신분의 구별이?들어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화이부동 동이불화’에 대해 저자는 ‘하나의 和’가?아닌 ‘계급 간 和’를 강조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논어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공자는 ‘예’를 잘 알았다. 하지만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이상적인 사상으로 군주나 제후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공자는 한때 반란자에게 라도 가서 주나라의 ‘예’를 복원하려고 까지 했다.
정치 입문에는 실패했지만 공자는 사람을 근본으로 삼는 인문학자로서 고전문화를 보존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또한 교육자로서 걸출한 제자들을 배출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자백가 시대를 열어 다양한 문화가 꽃피게 했다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낯설기 만한 공자가 친근해지고, 어려웠던 논어가 쉽게 다가왔다. 성인이 아닌 ‘지식인으로서의 공자’, 성인의 어록이 아닌 ‘선생님과 제자간의 가르침과 치열한 논쟁의 논어’로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