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모양의 오만방자한 걸음걸이, 무엇인가 더 착취하고, 더 얻어먹고, 더 누리고, 더 거드름을 피웠어야 했는데 몹시 아쉽다는 성난 눈초리, 재물 냄새와 쉰내로 찌들대로 찌든 커다란 콧구멍, "국민께 죄송하다"며 나불거린 구질구질한 주둥이, '넥슨'과의 부조리로 백억 원대의 재산을 불려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검사장까지 지낸 진경준이 얼마 전 TV에 비친 모습이다. 소설가 조정래가 나향욱 교육정책기획관을 향해 한 말처럼 그야말로 진드기나 기생충이 따로 없다.

SK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M&M 전 대표는 고3 학생을 딸로 둔 화물 노동자에게 야구방망이를 마구 휘둘렀다. 한 대에 백만 원씩이면 된다는 게 그의 계산법이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아들을 때린 사람을 잡아다 야구방망이로 폭행했다.

지난 1994년 당시 롯데그룹 부회장 신준호씨의 외아들 신동학을 비롯한 재벌 아들 4명은 그랜저를 타고 서울 도산대로를 달리다 프라이드 승용차가 끼어들자 벽돌로 이들을 마구 때렸다.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재벌들의 유구한 역사다.

국회가 김영란 법 시행을 앞두고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위헌 여부를 가려보자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대법원은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잘 알려진 대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을 포함한 공직자가 직무 관련성과 관계없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법이다. 그러나 이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한 모든 부분을 쏙 뺐다. 자신들의 특권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저 임금이 7,3% 올라 내년에는 사업장별로 시급 6,470원이 적용된다. 그러나 그것으로 우리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시한 1인 가구 한 달 생활비는 각각 169만원, 103만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한국통계학회에 의뢰·분석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인 가구의 경우 주거비는 36만원, 식비 33만원, 각종 공과금 25만 원 등 모두 155만원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경영계는 한 달 생활비로 103만원을 제시했다. 과연 경영계는 103만원으로 한 달을 살 수 있을까?. 그들의 답변이 궁금한 이유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지난 6월17일 오전 11시 보령시청 중회의실에서 민선6기 전반기 결산 기자 간담회를 갖고 ▲원산도 대명리조트 개발 협약 체결 ▲명천지구 택지개발사업 착공 등 약 10개 사업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대천-죽정동' 터널공사 반대민원과 관련, "…주부들이 유모차를 밀고 시장 보러 다니기에 꼭 좋은 210m의 거리"라고 설명했다. '대천-죽정동' 터널이 완공되면 죽정동 주부들이 과연 유모차를 밀고 매연 자욱한 터널을 왕래할 수 있을까? 죽정동 주민에게 물어 볼 일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욕심 많은 돼지가 잠자는 호랑이의 엉덩이를 물어뜯고 결국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얘기를 빗대서 하는 말로,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을 일컬을 때 자주 쓴다. 또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이 있다. 재물보다 도덕과 윤리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인간은 부와 명예를 위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한 것은 자신이 지켜내야 할 양심과 본분이다. 시인 김지하의 오적(五賊/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에 나오는 인물들이 아직도 오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지금도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