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화두이다.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의 탁한 부분을 응시하고 알아야, 우리가 사회를 밝은 빛이 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고통스럽고 직시하기 어려운 그리고 조롱을 감수하면서 까지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소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살기 좋은 세상은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이고, 이 것의 기본은 ‘사랑과 연대의 공동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것이 진정한 보수이고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그러한가? 저자는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막고 있는 장애물 60여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 책 제목이 <비상 경보기>인 이유
 저자는 단순 소비되는 ‘상품으로의 책’이 아닌 사유와 성찰, 실천을 지향하는 ‘책으로서의 책’을 지향하고 있다. 발터 벤야민는 “집필한다는 것은 비상경보기를 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했다. 저자는 이 문구가 현재를 살아가는 철학자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의미를 전해주고 있어 책의 제목으로 정했다고 한다.

 ■ 책 내용 중 인상적인 몇 가지
 첫째. 적과 동지라는 이분법에 관한 부분이다. 남과 북으로 대치상태에 있는 상황에 기인하여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그동안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었다는 점에서 이제는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적과 동지 이분법에 포획되는 공동체는 자칫 파시즘적 광기에 사로잡힐 수 있는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에 의해 많은 국민 들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것처럼.

두 번째로 미래완료시점에 갇힌 삶에 대한 부분이다. 우리는 현재의 삶을 긍정하기 보다는 도래가 불투명한 미래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지면서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 피로사회의 한 단면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고 여기가 중요한데도 말이다. 이와 더불어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경쟁구도가 심화되면서 사랑을 찾기 힘들다는 것도 공동체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밟고 넘어서야 할 존재가 아니라 사랑으로 손잡고 같이 가야할 대상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최근 들어 경쟁이 아닌 연대를 통해 목표에 다가서는 사회적 기업, 각종 협동조합등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가 만들어 지고 있는 흐름은 다소간 희망을 갖게 한다.

세 번째로 롤스의 정의론 부분이다. 그는 “사회의 기본구조는 가장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이 이용가능한 기본 재화를 극대하고 모든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평등한 기본적 자유를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떤가? 양극화, 빈익빈 부익부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심각한 수준이다. 낙수효과는 허상임이 이미 드러났다. 롤스의 주장은 가진 자들에게는 불편으로 다가서겠지만, 결국 다수를 위한 공동체의 공동선이 회복될 때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이를 위해 소외된 자, 노동자 등 약자의 연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다.

네 번째로 사랑의 혁명성 부분이다.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주지 말고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사의 예를 들면서 과거 답습적인 홍동백서가 아닌 죽은 자가 좋아했던 음식으로 상을 차려야 맞지 않냐고 질문한다. 하지만 제사의 전통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여전히 그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다. 수긍이 가고 곰곰이 생각해 볼 대목이다.

■ 경쟁보다는 사랑과 연대를
 이외에도 국가적,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저 출산과 고령화 문제, 건강 불평등 문제, 언론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던지고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사랑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고 이것이 민주주의 위기로 귀결되는 것으로 인식하여 저자는 비상경보기를 작동하고 있다.

경쟁보다는 사랑과 연대를 통하여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모두가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고 후손을 위한 책임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던져주는 60여가지 논제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