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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 부녀농악대
2001년 04월 17일 (화) 00:00:0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봄꽃들의 화려함으로 거리 곳곳이 함박웃음을 짓는 듯 하고 귓가를 스치며 지나는 봄바람이 싱그럽게 느껴진다.
그 싱그러운 바람과 봄의 따사로운 햇살이 온세상을 흩고 지나간 지난 9일 늦은 오후.
황금빛 노을이 저 먼 바다속으로 그 모습을 감춘 시각, 청라 소재 청보초등학교 강당에서 흥겨운 소리들이 들려왔다.
적막하기만 한 시골의 정적을 깨우는 소리들. 그것은 바로 장구, 북, 징, 꽹과리, 태평소 등이 어우러져 나는 흥겨운 농악소리였다.
그 소리가 정겨워 삐꼼히 열린 문 사이로 그 모습을 훔쳐봤다.
그 소리를 내는 주인공들.
그들은 다름 아닌 청라면 부녀농악대원들이었으며 오는 5월 열릴 '충남도지사기 주부풍물경연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이었다.
농촌의 일상은 항상 바쁘다. 농부 한 사람이 네, 다섯 몫씩은 해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에 따라 농부의 아내들도 그 한 자리만을 고집하며 생활 할 수는 없다.
오늘 만나볼 사람들.
1인 다역을 소화해 내며, 그것으로는 부족한 듯 흥겨운 우리 가락을 연주하며 즐겁게 삶을 꾸며 가는 사람들, 청라면 부녀농악대(대장 이현영, 65세) 대원들을 소개한다.(이하 부녀농악대)
"어느새 햇수로 5년째에 이르는 것 같네요.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른지"
부녀농악대의 시작은 지난 97년도 부터이다.
현 이현영회장과 우리 전통가락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청라면 인근 5개 마을 부녀 회원들이 창단 멤버로 함께 하면서 부터이다.
"처음 시작 당시, 조창식 면장이 부녀농악대 창단을 권했어요. 그래서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 봤죠."이회장의 말이다.
창단시 회원은 모두 38명, 농악의 기초를 어느정도 배운 회원 10명을 빼고는 이회장을 비롯해 회원 28명 모두 농악에 문외한 이었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주위의 도움과 회원 자체 회비를 모아 강사를 초빙 1주일에 두 번씩 교습을 시작했다.
"초창기 한맥사물놀이패와 주산산업고등학교 사물놀이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8개월여의 피나는 노력 끝에 이들 부녀농악대원들은 동년 10월 첫 번째 대회 출전이었던 '제 9 회 만세보령문화제'에서 농악부문 대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첫출전 다음날인 10월 2일에 당진에서 제 1 회 충남도지사기 주부풍물경연대회가 열렸습니다. 너무 급해 출전은 못하고 저 혼자 가서 대회모습을 지켜봤어요. 속으로 생각했죠. '저 정도면 우리들도 상을 탈 수 있을텐데'하고 말이예요."
그 말은 사실화 되었다.
그 다음해인 98년 3월 청라부녀농악대는 제 2 회 충남도지사기 주부풍물경연대회에서 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이어 동년 10월 제 10 회와 2000년 9월 제 11 회 만세보령문화제 경연대회 대상 등 충남도지사기주부풍물경연대회와 만세보령문화제 등에서 일곱 번의 큰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채를 잡은 손이 붓고, 터지고, 찢어지고 그러다보면 새살이 돋고, 또 어깨의 근육이 뭉쳐 대회 한 번 출전하고 나면 몸살들을 앓고 그랬습니다. 대원들 모두 참 열심히 했습니다." 창단멤버이며 잘하고 잘못한 일에 대해 옳은 말을 잘하기로 소문난 상쇠 주선분씨의 말이다.
대원들의 꾸준한 연습과 노력에 대한 대가였을까?
이들은 큰 대회에서 그들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 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결코 이들에게 아픔이 없었던 것 만은 아니었다.
창단 후 이들은 연습할 공간이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눈치를 봐야 했다.
"농협저장고에서 처음 연습을 했는데, 주변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해서 자리를 옮겨야 했죠. 그 후 청보초, 청라중 마당, 노인회관, 면사무소 3층 회의실 등. 그 때는 정말 서럽더라구요."지난 날을 기억하며 그래도 지금은 인식이 많이 나아져 주민들의 이해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지숙이 총무의 말이다.
33세에서 65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부들이 만나 서로의 호흡과 장단을 맞춰 흥겨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이들 부녀농악대.
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한다.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또 대원 개개인이 우리 것에 대한 애착이 없이는 부녀농악대는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처음부터 고통이 없이 시작됐다면 금방 분산됐을 거예요. 하지만 어렵게 시작했기 때문에 끝까지 농악대를 잘 이끌어 나가겠다는 대원들의 다짐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못해도 잘한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많은 분들 덕택에 용기를 얻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
만세보령제 시연 8분, 충남도 대회는 시연 20분.
"만세보령제 8분 시연에 맞추다 보니 도대회에서도 계속 빠르게 뛰고 움직이는 시연을 펼칩니다. 보시는 분들이 재밌고 흥겹다고 말씀들을 해주시만 저희들은 굉장히 어려운 시연입니다. 하지만 또 펄쩍 펄쩍 뛰지 않고 시연하면 흥이 나지 않아요."
현재 부녀농악대원은 40여명, 1주 2회에 걸쳐 연습을 펼쳤던 이들은 오는 5월 대회에 임박해서는 거의 매일 연습을 실시해야 한다.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들 대원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그 일을 해낼 것이다.
청라부녀농악대원들은 또한 장애인 체육대회, 해넘이 밀레니엄 축제, 무의탁노인 경로잔치
, 대천해수욕장 개장시 등 크고 작은 지역행사에 농악시연을 펼치고도 있다.
"이 기회를 빌어 기물 수선 및 구입, 의류구입 등 연간 소요예산이 부족한 저희 농악대에 많은 도움을 아끼지 않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전문 농악팀은 아니지만 순수 지역민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앞으로도 우리 전통문화 농악의 계승,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이회장과 연습에 임한 대원들 모두의 한 목소리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앉은반 수업을 시작하려 한다. 앉은반 수업은 더욱 빠른 장단으로 조금 더 어려운 수업이라 말한다.
우리 전통 풍물을 고수하며 어려움을 이겨내고 더불어 각종 행사 참여와 보령시 풍물발전에 노력을 다하고 있는 이들 청라부녀농악대.
오는 5월 열릴 대회에서도 그들의 능숙하고 흥겨운 장단을 기대하며 또한 좋은 성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다음은 주부이자 농부의 아내로서, 1인 다역을 거뜬히 해내고 있는 청라부녀농악대 대원들의 명단이다.
▲상쇠 : 주선분, 김은화, 성순진, 한미숙, 박경옥 ▲장구 : 오성옥, 김순자, 정은순, 남성옥, 박순례, 윤혜영, 김윤희, 이영자, 한승목, 박상구 ▲북 : 남복례, 박은희, 김연화, 최재순, 김순옥, 민선기, 지숙이, 박명란, 이후자, 전옥자 ▲소고 : 강은숙, 김옥연, 편관순, 한정자, 권영옥, 박은희, 김은경, 이명희, 오명순, 최영숙 ▲징 : 김정옥, 한정희, 최정희 ▲새납 : 이후순 ▲기물 20명 ▲기및놀이꾼 7명 ▲12발 2명

이순금기자 sklee@poryon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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