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 시 집행부에서 시의회에 보고시 사용했던 대천·죽정간 도로개설공사 비교노선도.

이시우 전 시장이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이후 1년4개월여의 긴 침묵을 깨고 시정현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시에서 대천·죽정간 도로개설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 재원이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당장 시급하지 않은 현안에 1백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려는 것에 걱정스러운 마을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같은 의견을 밝히게 된 배경에 대해 "퇴임후 SNS등을 통해 국정에 대한 우려를 했던적은 있지만, 후임시장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그간 단 한번도 시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시민의 한사람으로 시 재정을 정말 긴요한 곳에 써주길 바라는 마음에 너무 아쉬워서 이렇게라도 의견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대천·죽정간 도로개설공사'는 죽정동 유성아파트에서 봉황산을 거쳐 파레스여관 삼거리 구간까지 터널등을 개설하는 사업로 시는 3개노선을 놓고 타당성 조사 등을 통해 검토중에 있으며, 약 13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이 도로를 개설하려는 목적에 대해 죽정동의 복잡한 도로교통 흐름 분산과, 죽정동 인구의 시내 진출을 원할하게 해 재래시장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두가지를 꼽고 있다.

이 전시장은 시에서 밝히고 있는 이 두가지 목적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죽정동 거주인구의 특성상 시내쪽으로 진출하는 인구보다는 체육관 앞 죽정·동대간 접속도로를 통해 외곽도로를 사용하는 인구가 더 많다는것과,터널개설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통황산을 관통하는 터널이 개설되더라도 현재 시내 도로 상황에서는 주차할 공간이 협소하고, 대형마트를 찾는 인구의 증가등으로 인해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이뤄지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추진하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시 관계자는 "아직 결정난 것이 없다"며 "추후 기본적인 사항들이 결정되면 설명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시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를 놓고 시에서 변명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그 이유는 지난 2차 추경심사에서 볼 수 있다. 시는 지난 2차 추경 심의당시 시의회에 당초 '대천·죽정간 도로개설공사'에 필요하다며 50억원의 예산을 요청 했지만 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해 5억원의 예산만을 배정 받았다. 만약 50억원의 예산이 그대로 편성됐다면 이 사업이 그대로 추진됐으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 한 상황이다.

이 전시장은 또, '비용대비 효율성'부분에 대해서도 문제라고 했다. 약 130여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터널공사를 마친다해도 이 터널을 사용하는 인구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는 것.

시에서 검토중에 있는 유성2차 아파트~파레스 여관 삼거리까지 구간은 죽정동 내에서 유성2차 아파트 까지 진입하는 구간이 좁고 협소한데다, 죽정동 거주민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발전소 직원들이 사용하려면 오히려 돌아가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시에서 시의회에 중간보고를 할 당시 이 사업의 BC값은 0.514에 불과했다. '비용대비 편익'을 뜻하는 BC는 결과값이 1 이상일 경우 사업성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구간의 지질이 터널에 부적합하고 소요되는 비용이 그만큼 더 늘어나게 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BC값이 0.5 만되도 투자는 할 수 있다. 용역사에서 추정설계한 비용은 측량을 해서 한것이 아니라 임의로 BC값을 산정한 것"이라며 "현재 BC값이 0.8정도 나온것으로 알고 있고 여러가지 추가사항이 더 들어가면 BC값은 어느정도 더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이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의 출처에 대해서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시는 약 130억여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에 '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금'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천·죽정간 터널 개설'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러다보니 '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금'이 지난번 시의회를 통과한 '체육센터 설립'때와 마찬가지로 김동일 시장의 공약사항 이행에 쓰이게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추진중인 기본 및 타당성 용역은 11월 쯤 완료될 예정이다.

이같은 이 전시장과 시민사회의 우려에 시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해낼지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