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민 애독자 여러분!
 바쁜 봄날입니다. 심고 파종하고 옮겨 심고 농부의 두 손이 모자란 5월입니다. 각종행사가 풍성한 오월에 지역의 정론지를 자임하며 독자와 시민여러분의 사랑을 흠뻑 받아 성장한지 어언 스물여섯해가 되었습니다. 독자여러분의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보령신문 독자여러분!
 잔칫상을 풍성하게 차리어 축하도 받고 자찬하며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우리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이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1년하고도 한 달이 지났음도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국민들은 알 수 없음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주범으로 몰던 ‘유병언’이 변사체로 발견된 이후 세월호 참사의 주범은 알 수 없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유가족과 국민들은 일 년 365일 세월호의 진실을 요구하였으나 누더기가 된‘특별법’과 손과 발을 못 쓰게 만든‘시행령’으로 하여금 세월호의 진실이 영원히 가리게 될지 불안할 뿐입니다.
 TV뉴스를 켜면 하루 종일 앵무새같이 천편일률적인 저질 패널의 혀 놀림에 많은 국민들이 씁쓰레 하십니다. 시시비비를 가리어 진실과 사실을 분석하여 국민을 선도하기 보다는 철저하게 정쟁만 부추키어 헐뜯고 국민을 보수니 진보니 하며 편 가르기로 분열시켜 ‘정치는 나쁜 것’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 보령신문은 이러한 언론 환경에 지역 언론으로서 신문(언론)이 가져야 하는 자리매김에 가슴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독자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보령신문 독자여러분!
 5월은 세월호의 아픔에 덧붙여 5월 광주를 기억해야 합니다. 폭도의 난동으로 알았던 5.18이 신군부의 쿠데타 세력의 양민학살에 대한 시민의 항쟁으로 바뀌었습니다.
 역사는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진실을 가리는 음모에 의해 늦어질 뿐입니다. 진실을 가려내는 시간을 짧게 해야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의 아픔이 해소됩니다.
 군국주의로 재무장화 하려는 일본의 아베수상은 한반도의 침략과 식민지배의 반성을 회피하며 위안부문제를 철저히 왜곡하면서 미국을 방문하여 자기나라의 전략적 이득을 꾀하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주기에 맞추어 지구반대편 남미로 순방하였습니다. 일본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기대하기도 어렵지만 세월호의 진실이 은폐되는 우려가 듭니다.
 광복 70년,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광복이 되면서 나라는 두 동강이 났습니다. 광복과 동시에 우리에게는 늘 통일이라는 민족사적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친일문인인 최남선, 이광수의 작품은 버젓이 교과서에 실려 아이들이 외우고 있습니다. ‘일제치하가 200년 갈 줄 알았다’고 솔직히 고백했던 서정주는 친일정서의 나침반입니다.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종철씨 고문치사사건의 수사검사가 대법관이 되므로 인권과 민주주의는 후퇴된 징표이고, 성완종씨의 자살은 부정부패와 대선자금의 비리이므로 철저히 파헤쳐야합니다.

 존경하는 보령신문 애독자 여러분!
 보령신문은 사회적 진실의 실체를 밝히는 지역 언론 본연의 사명을 충실히 해 나갈 것입니다. 아직도 9명의 아이들이 차가운 바닷속에 수장되어 있습니다. ‘세월호 특별법’의 무력화와 세월호 진실의 은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사회적 장치를 제도화하기보다는, 교통사고와 똑같이 여기며 유가족의 절규를 아이를 볼모로 보상금이나 우려내는 몰염치한 부모로 만드는 저급한 인식을 확산하는 음모입니다.
  지역의 비젼이 화상경마 도박장이라는 천박한 가치를 숭고히 여기는 보령성(保寧城)의 성주(城主)의 꿈은 보령의 교육과 삶의 질의 향상을 꿈꾸는 ‘시민의 꿈’과는 다른 ‘헛꿈’일뿐입니다.
 보령신문은 창간 26돌을 맞이하여 시민여러분의 희망의 ‘꿈’을 함께 꾸며 시민의 편에서 정진할 것임을 다시금 약속드립니다. 좌고우면 하지 않고 좀 더 진실의 편에 서도록 격려와 채찍질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독자여러분 평안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