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지리지 남포현 편에는 남포현이 “왜구(倭寇)의 노략질로 인하여 백성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으므로, 고려조〈공양왕(恭讓王) 2년〉경오에 비로소 성을 쌓고 흩어진 백성들을 불러 모아 살게 했다”가 기록돼 있다. 고려조에 왜구의 출몰로 황폐화된 남포현성을 세종조에 이르러 새로 쌓고 백성들을 불러 모아 살게 했다는 기록이다. 왜구는 고려말에 더욱 기승을 부려 해안지방을 자주 침탈했다. 서해안에 접한 오지인 보령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보령땅에 출몰했던 왜구를 물리친 김성우 장군에 대한 여러 기록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 김성우 장군은 보령에 정착한 광산김씨의 중시조가 되는 인물이다. 김성우 장군은 고려 27대 충숙왕 14년(1327)에 개성에서 출생하여 일찍이 약관 18세의 나이로 절충장군에 제수되었고, 1350년(충정왕 3) 도만호 겸 전라충청양호초토사로 발탁되어 무관이 되었다. 충정왕 28년(1350)부터 침입하기 시작한 왜구가 1370∼1390년까지 20여년간 남해안, 서해안지역에 극을 달하였으며 장군은 왕명을 받고 1380년 전라우도 도만호로서 보령지역에서 왜구를 크게 무찔렀다. 현재도 보령에는 이와 관련됐음을 짐작케 하는 지명이 남아 있다. 옥마봉, 비도봉, 군입포, 의평 이라는 이름이 그 것.(자료인용 - 김성우 장군 재조명 학술자료집)
더욱이 보령에는 지금의 해군함대사령부라 할 수 있는 충청수영이 있던 곳이어서 왜적 방비의 최전선이었단 셈이다. 세종실록 2년(1420년) 10월 27일자 기사에는 “수군도절제사를 고쳐 수군도안무처치사라고 부르고, 수군첨절제사·만호·천호·백호 등의 관직을 설치했다”라고 기록돼 있어 이 시기에 충청수영이 설치됐음을 알 수 있다. 충청수영의 설치에 관한 세세한 기록은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편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지리지 충청도 편에는 “충청수영은 수군도안무처치사를 파견해 보령현 서쪽 대회이포에 두었다’라고 기록돼 있다. 이후 충청수영은 일제 통감부가 주도한 행정구역개편에 따라 수영이 혁파되고 오천군으로 남았다가 보령현과 합쳐 지금의 보령군이 되었다.
실록에 나타난 왜구에 대한 처음 기록은 태조 6년(1397)의 일이다. 실록에는 첨절제사 강사덕이 남포진에서 도둑질하던 왜적 8급을 베이고 노획한 병기를 바친 사실이 기록돼 있어 이 시기 왜구의 출몰이 잦았음을 짐작케 한다.
세종대의 대대적인 대마도 정벌 이후 왜구의 출몰과 관련된 실록 기사는  세조실록애도 전해진다. 세조 6년(1460), “...중략...남포는 왜구의 첫 노정인데, 그 방수하는 군사들이 혹은 3, 4일 넘는 노정에 있어 왕래하는 것이 빈번하고 인마가 피곤합니다...하략”라고 기록돼 있어 남포가 왜구의 주요 출몰지 였음을 알 수 있다.
명종조에도 보령에 출몰한 왜구의 기록이 전해진다. 명종실록 14년(1559), “...황당선(荒唐船 : 바다에서 출몰(出沒)하는 딴 나라의 배) 1척이 남포현에 표류하여 왔는데 마량 첨사 먼저 나아가 싸우다가 왼쪽 귀에 화살을 맞았으며 군관(軍官) 1명과 군사 6명이 피살되었습니다. 강가에 진을 치고 첨사 및 현감·군관 등이 일시에 함께 나아가 추격하여 8급(級)을 참수하였고, 나머지 왜적들은 달아났습니다.”라고 왜적의 침입을 보고한 관원의 보고서가 전해진다.
왜구는 여·원연합군이 일본원정에 실패한 고려 후기부터 극성을 부렸다. 왜구들은 경상·전라 ·충청·경기의 연안은 물론, 때로는 황해도 ·평안도에서도 노략질을 하였다. 왜구의 기원은 일본의 중세역사와 관련이 깊다. 일본의 중세 무인집권시기에 정권쟁탈전에서 망한 지방 호족·무사와 연해 거주의 빈민 또는 밀무역집단으로 이루어졌다. 그 약탈대상물은 주로 식량이어서, 지방에서 조세(租稅)를 거두어 서울로 올라가던 조선(漕船:곡물운반선)은 그들의 좋은 ‘먹이’였다. 이들 왜구 토벌과정에서 전국적인 무장으로 성장한 이성계는 이를 계기로 더욱 정치세력을 굳히게 되었으니 왜구가 고려 멸망의 큰 원인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조선은 왜구 근절을 위해 1419년(세종 1)에는 대규모 원정군을 파견하여 쓰시마를 정벌하고 개항장인 3포를 폐쇄하기도 했다. 그러나 왜인들은 이후에도 삼포왜란(1510)·을묘왜변(1550) 등을 일으켜 말썽을 부렸다. 조선의 선린정책에도 불구하고 왜인은 ‘구(寇)’라는 해적 근성을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자료인용 - 국사편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