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경마도박장으로 인한 보령시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화상경마장의 확장을 억제하는 대책을 내놔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와 농림축산식품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사행산업 건전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이 대책은 2015년 상반기부터 장외발매소 신설시 사전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평가에 반영하는 사전협의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문제의 소지가 있는 기존 장외발매소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실태조사를 거쳐 건전화 방안을 마련하거나 단계적 외곽 이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이같은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보령시민들의 불안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마사회가 정부 방침이 적용되기 전에 더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만약 마사회가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하게된다면 그 첫번째 대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자체가 유치신청을 한 보령 대천해수욕장 화상경마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현재, 사행성산업감독위원회가 인정한 화상경마장 총량은 32곳인데 이중 30곳은 이미 운영되고 있으며, 최근 청주와 충주에서 시도한 화상경마장이 무산됐기 때문에 화상경마장 유치신청을 한 곳은 전국에서 보령이 유일하다.

정부는 이와함께 발매소를 주민친화형으로 하기 위해 평일에는 주민문화생활 전용공간으로, 주말에는 경마, 경륜 등 관람과 문화생활 겸용공간으로 활용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도박중독예방과 심리치료 등을 위해 장외발매소 건물내에 중독예방센터를 현재 1개에서 2018년 10개로, 도박문제관리센터(지역센터)는 8개에서 2016년 17개로 각각 확대키로 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 없는 터무니 없는 대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쪽에서는 도박을 부추기고, 같은 건물내에서 도박중독 예방센터를 운영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화상경마장에 대한 규제와 관련한 의견들은 과거에서부터 수차례 반복돼 왔다.

19대 국회 들어서도 화상경마장 규제를 위해 발의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이 6개에 달하지만 6개 법안 모두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한채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이중 눈에띄는 법안은 2012년 9월 새누리당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이다. 이 개정안은 학교 주변 1km 이내에 화상경마장 설치를 금지하고, 화상경마장 내 현금자동지급기와 자동입출금기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2013년 6월 화상경마장을 설치 또는 이전하려면 해당 시·군·구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전체 주민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올 2월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주거지역, 학교, 학교설립예정지로부터 2km 내에 화상경마장을 설치하지 못 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천해수욕장에 들어서려는 화상경마장은 인근 해양과학고, 대천서중학교, 청파초등학교 등과 직선거리로 500여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처럼 정치권 뿐 만이 아닌 정부에서조차 화상경마장으로 인한 폐해를 인정하고 개선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에서, 유독 김동일 시장과 보령시만 '화상경마장은 도박장이 아닌 레저시설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