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변화는 전통적 가치가 지배하던 사회는 물론이고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겪어온 정도아도 또한 비교할 수 없는 파격과 예측불가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변화를 선도하는 주요인은 역시 과학기술의 진보이다. 그러나 그러한 과학기술의 진보가 가져올 예측불가의 변화상은 이미 형성되었거나 확대되고 있는 사회적 위험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원인제공에 보다 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견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 문제는 인간 본성 및 사회윤리의 문제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인격적 존엄주체성에 대한 재인식과 함께 인간의 새로운 각성을 촉구하는 과제를 제기해내기도 한다. 이렇게 변동하는 사회아 개인 의식의 변화 속에서 가족관계의 변하는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한 부산물에 불과하게 되는 것이다. 핵가족이라는 산업사회의 가족모습은 개인의 사회적 활동영역을 확장시켜 주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가족연대를 파괴하는 부작용도 강하게 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견고해져야 할 가족이 개개인의 자아확립 및 그의 실현과정에서 일정기간이나마 해체정도가 극심해져 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정도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학교의 붕괴니, 교실의 붕괴니 하는 말까지 나왔다. 또한 주택(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은 없다고들 한다. 가정엔 부모가 없고 학교에 교사가 없으며, 사회엔 존경받는 지도층마저 사라져 간다고 걱정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을 안은 채 변화하는 사회속에서 가정과 학교교육은 무엇이 문제인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가정교육
공해를 염려해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노력이 대단하다. 그러나 자녀들을 위한 가정환경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까닭에 자녀들의 인격이 파괴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게 되었다. 어린시절 가정생활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현대 교육심리학자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倫理(윤리·Ethics)」라는 단어는 「집」이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가족간 서로 서로 책임을 지는데서 윤리가 형성된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부모들의 무책임한 생활환경이 자녀들을 나쁜 길로 빠지게 만들어 청소년 범죄가 횡행한다고 해도 별 잘못이 없을 것이다.
"주택(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은 없다"는 말은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IMF이후 이혼율이 크게 증가되어 가정해체가 야기되고 있다. 배우자의 불륜과 빈곤 및 가족의 부당한 대우로 인한 가정불화이다. 이혼하고 재혼해서 꾸며진 가정, 결혼하지 않고 남녀동거생활로 이루어진 가정, 미혼모에서 태어난 아기가 부(父)없는 모(母)와 사는 형태의 가정 그리고 부모가 이혼하에 자녀들이 부(父) 혹은 모(母)와 사는 형태의 가정 그리고 부모가 이혼하에 자녀들이 부(父) 혹은 모(母)와 함께 사는 단일 부모가족 등으로 전통적인 가정의 탈획일화(脫劃一化)현상이 나타나면서 자녀의 가정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녀들을 돌보고 가르쳐야 할 부모들이 맞벌이를 구실로 파트타임부모로 전락해 버리게된 것도 문제이다. "21세기 가정은 물질과 자녀들을 교환하고 있다"는 말과 같이 가정의 가치관 붕괴가 청소년문제로 나타난 것이다. 때문에 에드가 후버는 "부모는 가정이 자식의 행위와 선악의 가치관을 계발시키는 첫 훈령장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은 「관계성(Relationship)」이다. 사람은 사랑하고(Love persons), 물건은 사용하는(Use things) 관계를 바르게 직시해야 한다. 가정은 사랑의 안식처가 되어 뜨거운 사랑의 관계를 맺는 '만남의 장소'가 되어야 한다. 사랑의 말로 서로 위로아 행복을 느끼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채근담에 "집안 사람의 허물이 있다하여 몹시 성내지 말것이며 가볍게 버리지 말것이니…오늘에 깨닫지 못하거든 내일을 기다려 두 번 경계하라. 봄바람이 언 것을 풀 듯이 화기가 얼음을 녹이듯이 하라. 이것이 가정의 규범이니라"라는 글귀가 있는데 이것은 대화를 통해서 가정을 다스려야 한다는 명언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어떻게 자녀들을 양육할 것인가. 이제 지식의 주입만이 자녀교육의 전부인 줄 아는 의식은 변해야 한다. 감정의 문제, 비전과 통찰, 선악의 분별력, 義(의)를 위한 용기, 이 모두 우리 가정에서 바로 알게 해 주어야 할 부모의 책임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오늘날 최대의 불행은 가정이 인간에게 깊은 만족을 주지 못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존러스킨은 "세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가정의 역사"라고 설파했다. 우리 사회는 경쟁과 전쟁의 소문으로 가득차 있다. 그러나 가정의 위기와 이로 인한 청소년 범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가정 이상으로 올라 갈 수 없고, 한 나라의 생존은 그 나라 가정의 생존여부에 달려 있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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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3 화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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