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가 추진해온 분권 작업이 미약한 원인으로 중앙공무원들의 몰이해와 일부 언론의 왜곡된 보도가 지적됐다.
한국지방자치학회장 강형기 교수(충북대)는 오는 17일 청양에서 열리는 충남지방분권연대 주최의 ‘지방분권을 위한 충남지역전략모색 워크샵’과 관련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김대중 정부의 지방분권 작업이 미약한 원인을 분석했다.
강 교수는 “김대중 정부는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지방이양추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과거 총무처 시절 ‘지방이양합동심의회’ 기능만도 못했다는 혹평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우선 추진체제 구성의 결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의 관심이 추진체제에 주어져 있지 않았고 일부 부처의 장관은 소속 부처의 업무가 이양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는 것.
그는 이어 “지방분권의 의미를 모르는 중앙공무원, 자신의 일터 보호 논리에만 충실한 국장과 과장들을 지방분권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부언론들이 원천적으로 지방분권을 죄악시하는 왜곡된 보도를 했고 이를 그대로 따르는 국민들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긍정적 여건이 형성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앙정치인의 분권의지는 미약하고 분권을 위한 입법조치에도 어려움과 난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중앙관료들이 분권을 가로 막으려는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고 중앙언론도 분권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 분권세력을 설득할 정계와 관계 언론 시민사회 학계간의 분권 네트워트를 형성해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시민교육과 초.중등 지방자치교육 강화, 중앙정치인에 대한 지역구별 연계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방분권운동충남본부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청양 샬레호텔에서 ‘지방분권을 위한 충남지역전략모색 워크샵’을 가질 예정이다.
<‘행정수도 건설이 지방분권 실질적 해법’>
이에 앞서 지난 9일 오후 대전대 외국어정보사회교육원에서 열린 지방분권운동 대전본부 주최 ‘신 행정수도 건설의 논거와 과제’ 포럼에서 대전대 안성호 교수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의 해법으로 신 행정수도 건설을 꼽았다.
그는 “김대중 정부하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된 사무는 109개에 불과한데도 정.관계 일부에서는 오히려 기초단체장의 임명제 전환, 부단체장의 국가직화, 자치사무에 대한 직무이행 명령제와 대집행제 도입, 단체장 3기 연임 제한, 단체장 징계제 도입 등 중앙집권화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지난 수 십년 간 역대 정부가 수도권 과밀·과대화 문제를 해소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도리어 수도권 집중과 지역 불균형이 심화됐다”며 “이 시점에서 신행정수도 건설보다 더 강력한 지방분권 정책수단은 없다”고 강조했다.
(충지협/심규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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