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충남도의회 의장이 보령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오는 6월 4일 실시되는 보령시장 선거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준우 도의장은 지난 13일 도의회 브리핑실에서 새누리당이 선진당 출신을 배제하는것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 2월 27일 출마선언 이후 14일 만의 일이다.

이 의장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차기 보령시장 선거는 새누리당 김동일 후보와 범야권에 포함돼 있는 김기호, 박익규, 엄승용, 이시우 현 시장 등 모두 5명이 치르게 된다.

외형적으로는 새누리당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반면, 범야권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서 김동일 후보가 보령시장에 한 발 더 다가간 모양새다.

하지만 내부사정을 살펴본다면 이같은 외형적인 모습과는 별개로 새누리당이나 지역내 야권 모두가 또 다른 고민에 접어들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이준우 의장이 새누리당에 대한 섭섭함을 내비치며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김동일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적극적인 지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는 또 다른 역풍으로 작용 할 수도 있다.

이 의장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북부 지역에서 4번이나 도의원으로 당선 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 지역에서 김동일 후보가 지난 2006년 도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도 이준우 의장이 당시 도의원으로 출마하지 않고 시장 후보로 출마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김동일 후보가 그동안 이준우 의장에 대해 각을 세워온 것도 무시 할 수 없다. 김동일 후보는 지난달 27일 출마선언을 하는 자리에서도 이준의 의장의 전략공천설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준우 의장이)당에 공헌한 바가 뭐가 있느냐? 당에 공헌도가 높은 사람이 받아야 하지 않는가?"라며 선진당 출신인 이 의장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로인해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이준우 의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더 이상 파장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며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포함한 범 야권도 새누리당과 상황이 별다르지 않다.

새누리당은 이런저런 이유로 일찌감치 시장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됐지만 야권에서는 지난 2012년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후보마저 무소속 시장후보로 선회하는 등 심각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지역내 범야권에서는 4명의 후보들이 의견을 모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단일화 되지 않는다면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약을 파기하면서도 전혀 국민들에게 미안하거나 부끄러워 하지않는 세력에게 이 지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면서 "이대로라면 우리지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에 당당한 우리 보령을 위해 반드시 단일화를 포함한 대안을 도출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