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나는 새벽 6시 30분 보령에서 대전간 무정차 버스로 출·퇴근하다시피 5개월여를 다녔다. 그런데 이상하리 만치 승객은 언제나 3인 이하였다. 그러니까 3명이 대절버스를 타고 무정차로 대전까지 가는 것이다. 어떤 때는 혼자간 일도 있었다.
대전에서 타는 승객수도 마찬가지였다. 서해안에서 대전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도 다수 있다고 들었다. 자가용 시대임을 절감하는 것은 오래된 사실이지만 요즈음 버스 한대에 1억원정도 한다고 하니 그 고가의 승용차를 3∼4명이 대절해서 가는 것이다. 요금은 8800원으로 10명이 탄다고 해도 십만원이 되지 않는다. 요즘 대전까지 가려면 택시를 이용해도 8만∼9만원, 콜밴을 이용하면 6만∼7만원이 든다.
그러면 이 고가의 무정차버스 운행료는 누가 내는가가 실로 의문이다. 기름값도 되지 않는 요금으로 그 막대한 고급버스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1년동안, 하루에도 매 30분마다 운행되고 있다. 물론 매시간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짐작되지만, 버스기사까지도 왜 이런 무모한 일을 계속하는지 모른 채 매월 봉급을 주니까 의무적으로 운행할 뿐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미친짓이다’라는 표현도 썼다.
쉽게 생각해도 전국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돈을 절약해서 써야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우리 국민들의 각종 세금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흘러나가는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리다.
무슨 묘안은 없을까？ 한번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느낀다.
언젠가 신문보도에 교통범칙금 등이 어떻게 쓰여지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던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전국적으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승객없는 무정차 운행이 이렇게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전문가가 검토하고 개선하기를 바란다. 급한 마음에 한가지 대안으로 승객 10명 미만일때는 다른차에 편승시켜 운행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승객들은 불편한점이 있겠지만 이런점도 더욱 깊게 연구해 볼 일이다.
무정차운행사업 결손액을 과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를 해당기관과 운수회사에서 다시한번 세심하게 검토해서 교통문화에서부터 중진국을 벗어나 투명하고 잘 사는 나라를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한다.
주유소에서 기름 한방울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대한 무정차 버스를 승객없이 운행할 때 들어가는 기름은 전량 수입해야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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