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모든 철학적 문제를 존재론, 인식론, 가치론으로 나눈다. 존재는 있음이며, 인식 가능한 ‘본질’, ‘대상’은 물리적, 관념적 등 모든 세계를 일컫는다. 하이데거는 삼라만상의 ‘이름의 재정의’ 또는 존재자의 의미가 아닌 ‘존재한다’ 혹은 ‘있다’로 지칭되는 모든 낱말의 보편적 의미, 즉 ‘존재의 의미’를 말한다. 그리고 이 ‘존재의 의미’를 동사로 이해한다. 언어 이전에는 모든 인식은 물론 의식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의식’이라는 말은 생물체와 무생물을 구별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 잣대이다. 언어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규정할 때, 다른 모든 동물뿐만 아니라, 심지어 식물도 최소한의 의사소통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틀림없다.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는 명언을 남겼고, 데리다는 “사물 자체가 기호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안에서 보면 ‘존재-의미 매트릭스’는 ‘자연’과 ‘인간’ 관계의 고유한 구조를 말하며, 지금까지 존재하고 앞으로 존재할 수 있는 다양한 세계관을 말한다. ‘인간’과 ‘사물’ 현상의 관계는 존재론적인 동시에 의미론적이다. 이들은 상호의존적인 동시에 순환적이다.
저자는 동양의 종교적 세계관으로 힌두교, 불교, 도교와 유교를, 서양의 종교적 세계관으로 기독교를 든다. 서양의 철학적 세계관으로는 플라톤과 이데아론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과정 철학자 화이트헤드가 “지난 세기 동안의 모든 철학은 플라톤의 각주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듯이, 철학적 세계관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데카르트, 칸트, 헤겔, 드 샤르댕, 마르크스,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사르트르에 이르는 철학자들이 철학에 대해 충분한 사유를 해 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종교적 세계관에 있어서는 유일신론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사유가 시작이 되는데, 스피노자를 시작으로 하여 니체, 베르그송, 메를로 퐁티, 데리다로 이어지는 해체의 사유가 눈에 뜨인다.
철학의 개념을 합리적으로 말할 수 있다면 ‘철학적 세계관’이라 할 수 있다. 세계관의 역사는 인간과 그 인식 대상으로서의 우주, 자연 간의 기본적 구조를 지칭하는 ‘존재-의미 매트릭스’라는 개념에 비추어 설명한다면 명료한 철학사로서 가능하다. 인간은 자신이 놓여 있는 외부의 객관적 환경과 자신의 내부적 정체를 알면 알수록 생존에 유리하다. 그래서 나름의 세계관으로 그 틀에 맞추어 행동하고자 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영원불변한 세계관을 가질 수는 없다. 모든 인간, 모든 사회, 모든 문명은 나름대로 자신의 둥지를 틀고 세계를 제작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치 선택의 문제이다.
둥지철학의 도덕적 가치관에 대해 설명하자면, 인간의 존재 양식은 사물 현상으로 그냥 ‘있음’의 정태적 존재와는 다르다. 인간의 존재 양식은 ‘실존’ 즉 자기 소외로서의 자율적 존재에 속한다. ‘실존적’으로 ‘존재’함으로써 그의 삶은 그냥 ‘있음’이 아니라 ‘자율적 행동’ 그 자체로써 존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러나 그 자유로운 존재는 괴롭다. 자유는 선택을 함축하고,  선택은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함축한다. 때문에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안이며 고통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사르트르의 “인간은 자유를 선고 받았다”는 명제는 진리이다. 인간의 선택은 선악, 미추, 옳고 그름, 의미와 무의미 등의 정신적 가치 차원에서 평가되는 만큼 넓은 뜻에서 보면 도덕적이다. 가치는 개인, 사회, 그 시대의 주관적 기호, 기질, 감수성, 욕망, 꿈, 이상 등등이다. 이 가치는 인간적 기질이요, 그림자이며 인간의 분비물일 뿐이다. 가치는 인간의 주관적 느낌이고, 감정이고, 개인적이다. 인간의 삶은 그의 행위들의 총체에 지나지 않으며, 모든 행위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도덕적 관점에서만 평가되고, 모든 평가는 규준을 전제로 한다. 문제는 가치 평가의 궁극적 기준이 없다는 데 있다. 따라서 끊임없이 높고, 고귀한 의미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매진하는 삶에 주체적 주인으로서의 진지한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