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모습은 천태만상일 것이다. 분쟁은 당사자들의 합의과정에서 상호양보에 의하여 일부 해결될 것이고, 그 나머지 사건들은 법원에 소송으로 접수되어 법률적분쟁으로 바뀌게 된다.
이런 다양한 유형의 법률적분쟁을 똑같은 절차로 처리한다는 것은 불합리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법원은 ‘간단한 사건은 간단하게, 복잡한 사건은 충실하게’라는 명제 아래 민사사건을 분류하여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 법원에 접수되는 사건은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이 그 소송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소송목적의 값)에 따라 소액·단독·합의 3가지로 구분된다.
그 중 소액사건이란 소송목적의 값이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소액사건심판법에 따라 처리되는 사건을 말하는데, 실제 법원에 접수되는 사건 중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소액사건의 신속한 해결은 당사자나 법원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이므로 신속성에 중점을 두고, 절차에 있어 일반 민사절차와는 다른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소액사건의 핵심적인 특징은 새로 도입된 이행권고결정제도이다.
종전에는 일단 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은 변론기일을 열어 무조건 양쪽 당사자를 소환하는 것으로 재판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행권고결정제도가 도입되면서 소액사건의 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은 피고에게 원고가 청구하는 내용대로 이행하도록 권고하는 ‘이행권고결정본’을 먼저 송달한다.
이행권고결정에는 원고의 청구에 이의가 있으면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 할 수 있다는 내용과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않으면 이행권고결정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이 안내되어 있다.
즉 청구금액이 소액이고, 증거가 명백하고, 나아가 피고가 인정하는 사안에 대하여는 불필요한 변론절차를 생략하여 신속하게 사건을 종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강제집행과 관련해서는 금전의 지급을 명하는 모든 민사판결정본으로 강제집행을 실시하기 위하여는 사전에 법원에서 ‘집행문’이라는 것을 받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한데, 이행권고 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은 집행문을 부여받지 않아도 된다는 특례가 있다.
재판을 진행하는 법원 입장에서도 소장 등의 기록을 통하여 원고의 청구가 이의 없음이 명백한 때에는 변론을 열지 않고도 청구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일반 민사소송에서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판결문에 판결이유를 명시하도록 되어있으나 소액사건의 경우에는 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이유의 요지를 말로 설명하고 판결이유를 기재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소액사건의 판결문에 판결이유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의 입장에서도 사건의 신속한 처리에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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