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시대적 특징을 정보화 시대, 대중화의 시대, 지식 혁명의 시대 등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가지 관점에서 그 특징을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그 만큼 현대 사회와 개인 의식의 변화 속에서 핵가족이라는 산업사회의 가족모습은 개인의 사회적 활동 영역을 확장시켜 주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가족연대를 파괴하는 부작용도 강하게 내재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정도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학교의 붕괴니, 교실의 붕괴니 하는 말까지 나왔다. 또한 주택(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은 없다고들 한다. 가정엔 부모가 없고 학교에 교사가 없으며, 사회엔 존경받는 지도층마저 사라져 간다고 걱정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위험을 안은 채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가정과 학교 교육은 무엇이 문제인가.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을 배워야 생존이 가능하다. 인간은 유아기, 소년기에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하면 이후에 어떠한 교육을 시켜도 사회적응 능력이 좋아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올바른 가정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부모는 두말할 것 없이 자녀들의 첫 교사다. 로버트 풀검은 몇 해 전에 베스트셀러가 됐던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에서 유치원 연령의 어린이에게 하는 교육이 전 생애를 지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어린시절 가정생활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현대 교육심리학자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에드워드 쿡은 “집은 자신의 城이다”라고 말했듯이 가정은 외부의 침범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도장이며 인생의 배움터이다.
숲이 우거지면 온갖 짐승이 즐겁게 서식하듯이 인정과 화목이 넘치는 가정에는 식구 모두가 즐겁게 안주(安住)할 수 있다. 자녀들의 고독과 불만과 피로를 따뜻한 손으로 만져주어야 하며 나무라기 보다 칭찬이 앞서야 한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어떻게 자녀들을 양육할 것인가. 이제 지식의 주입만이 자녀교육의 전부인 줄 아는 의식은 변해야 한다. 감정의 문제, 비전과 통찰, 선악의 분별력, 義(의)를 위한 용기, 이 모두 우리 가정에서 바로 알게 해 주어야 할 부모의 책임이다.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오늘날 최대의 불행은 가정이 인간에게 깊은 만족을 주지 못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존 러스킨은 「세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가정의 역사」라고 설파했다. 우리 사회는 경쟁과 전쟁의 소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가정의 위기와 이로 인한 청소년 범죄는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 나라의 수준은 그 나라의 가정 이상으로 올라 갈 수 없고 한 나라의 생존은 그 나라 가정의 생존 여부에 달려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는 일제의 침략과 6.25동란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들의 피땀으로 고도성장을 이루어냈고 이제 그 바탕 위에 새 천년의 일류복지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이것은 모두가 우리의 뜨거운 교육열이 일궈낸 결과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런데 학교교육이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듯 지금 매우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그 위기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하나는 물론 그 끈질긴 입시준비교육이고 또 하나는 학교의 권위주의적 풍토다.
이 두 병이 계속되는 한 우리 학교교육은 도덕성 및 인간성과 창의력을 기대할 수 없다. 즉 교육의 목적을 입시에 두는 한 과외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다. 초ㆍ중ㆍ고를 막론하고 빈부를 막론하고, 학생의 성적여하를 막론하고 집단 과외중독에 걸려 학교공부는 제쳐놓고 학원 숙제에만 매달린다는 것이다. 그것은 공교육이 실패하여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학교에서는 아직도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무서운’존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민주주의 교육에서는 있을 수 없는 체벌문제로 학교와 학생간에 종종 물의를 빚고 있다.
벌은 원칙적으로 통제를 위한 것이지 교육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학습에서 각종 적절한 ‘벌’은 필요한 때가 있으나, ‘체벌’은 사라져야 한다. 그것은 효과가 있어보여도 단기적이고 표면적일 뿐 체벌의 위험이 사라지고 그나마 학습효과도 사라지고 대신 온갖 부작용을 수반한다.
그리고 자존심의 손상과 은연한 증오, 반사회적 사고 또한 폭력의 전이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들은 체벌에서 폭력을 배우고 합리화하고 그것을 전파해간다. 체벌 난무의 상황에서는 도의 교육, 인간성 교육은 바랄 길 없다. 그러나 사랑의 매를 체벌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
영국의 명문 「이튼」학교에서는 아직도 사랑과 온정의 매질이 남아 있으며 파리의 백화점에서는 회초리를 판다고 한다.
교육은 방임이 아니며 더욱이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엄격한 가르침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처럼 수업과 생활지도를 한 명의 담임교사가 주된 책임을 갖고 선도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른다. 그러므로 일선 교사들의 과중한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원만한 학생지도와 카운슬링(counscling interview)등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학급인원수를 감소하고 전문 상담교사를 확보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과 교사 상호간의 인간관계가 보다 긴밀해지면서 학생들의 부적응 행동과 탈선행동 등이 신속히 파악되어 적절한 대책 마련이 용이해 질 것이다.
이런 경우 교사로서의 교직에 대한 헌신적인 자세와 인간을 키우고 있다는 비전이 요구되는 것이며, 그와 같은 기본적인 태도가 있어야 교사로서의 다른 전문직 능력과 자질도 빛을 발할 수 있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단순한 지식전달 차원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성숙할 수 있는 인격의 장이 될 수 있기 위해서 교사 스스로의 자질 향상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간 학교교육은 교과중심의 지식편중 교육이 너무 뿌리깊게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결과는 폭주하는 지식을 우리의 자녀들인 학생에게 전달하고 주입시키려는 학습지도 즉 교과중심의 교육에 치중하는 경향으로 만들었다.
급기야 자라나는 이들에게 필요한 인성교육을 위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지 못하고 실패함으로서 이성적으로 분별력이 미흡한 그들이 날로 탈선에 빠진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학습지도 못지 않게 오히려 생활지도가 중요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생활의 공간과 시간이 모두 열려진 오늘의 사회에서는 지구촌 자체가 하나의 교육의 장(場)으로 확대되어가고 있어 학교가 교육의 전부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가정, 학교, 사회가 공동관계를 형성하여 교육은 기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자녀들을 위한 가정환경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까닭에 자녀들의 인격이 파괴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게 되었다. 자녀들을 돌보고 가르쳐야 할 부모들이 맞벌이를 구실로 파트타임부모로 전락해버리게 된 것 같다. 「21세기 가정은 물질과 자녀들을 교환하고 있다」는 말과 같이 가정의 가치관 붕괴가 청소년문제로 나타난 것이다. 더욱이 IMF이후 이혼율이 크게 증가되어 가정해체가 야기되고 있다. 배우자의 불륜(不倫)과 빈곤(貧困) 및 가족의 부당한 대우로 인한 가정불화이다.
「주택(house)은 있으나 가정(home)은 없다」는 말은 이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미래의 교육은 ‘인간교육’이어야 한다. 교육을 단순히 수단시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도덕과 규범을 베우고 문화를 영위하고 재창조하도록 가르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고로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교사가 오직 지식 즉 공부와 성적이라는 잣대로 자녀들을 다루는 비인간화를 극복해야 한다. 즉 우리 자녀들의 건전한 인생관, 바람직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내일을 대비하는 교육은 어느 시대의 교육보다도 가정과 학교의 유기적인 협조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자녀들의 바른 인격 형성 교육이 실효를 걷을 수 있으며, 자기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따뜻한 인간으로 성장하여 잠재력 개발 극대화와 자기 실현(self actualization)을 기할 수 있다고 본다.
ⓒ 보령신문(http://www.charm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가장 많이 본 기사
우편번호 33436 충남 보령시 신설 3길 11, 1층(동대동, 모스트센터) | Tel: 041)936-0005 | Fax:041)935-1356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연중
Copyright ⓒ 2009 보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jong8610@hanmail.net
2024.5.17 금 08:52 
webmaster@charm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