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가 갯벌을 매립하고 그 자리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려고 하자 주교어촌계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보령시는 지난 17일 오후 주교어촌계 사무실에서 보령화력 관계자 및 어촌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송학리 대섬 공유수면 일원을 매립해 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시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신보령1,2호기 건설에 따른 항로준설로 인해 발생하는 준설토를 송학리 갯벌에 매립하고 이를 보령시에 기부체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현재 준설토를 매립하려면 새만금까지 운반해야 하지만, 송학리 갯벌에 매립할 경우 중부발전은 비용을 절감 할 수 있고, 보령시는 별도의 산단 조성을 위한 토지 매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보령시는 이 공간에 산업단지 등을 조성해 지역 주민들의 일자리창출을 통한 고용증대 효과와 발전소주변지역 주민의 활용공간을 제공해 주민소득 증대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수차례에 걸쳐 보령시 주관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며, 향후에도 꾸준히 주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단순하게 갯벌을 매립하려는 시도도 받아들일 수 없을 뿐더러, 중부발전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이 더이상 피해를 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교어촌계는 갯벌을 매립할 경우 조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고 이는 결국 바로 옆에 위치한 주교어촌계에서 운영하는 바지락 양식장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달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중부발전에서 준설토를 매립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결국 또 다른 대규모의 회처리장을 만들겠다는 꼼수가 들어있기 때문에 더 받아들일수가 없다는 것.

중부발전에서 제시한 매립안에 따르면 1안대로 매립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480만 루베의 준설토가 필요하고, 2안대로 매립할 경우 800만 루베의 준설토가 필요하다.

중부발전이 항로준설을 하기위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준설량은 70만 루베며, 2차 준설량은 1차 준설량을 제외한 잔여물량으로 명시돼 있다.

공사가 길어지면 질수록 손해가 커지는 중부발전의 입장에서는 매립을 완료하기 위해 부족한 준설토는 기존에 건설돼 있는 회처리장에서 재를 옮겨 메꿀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던 중부발전 관계자는 "절대 회처리장으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중부발전 관계자가 설명회 자리를 떠난뒤 이어진 보령시 관계자의 설명은 이와 달랐다. 이 관계자는 "공사가 길어질 경우 발생하는 손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부족한 준설토는 북부회처리장의 재를 일부 옮겨 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 것이다.

보여지는 상황만으로는 중부발전의 꼼수에, 주민편에 서야 할 보령시가 오히려 중부발전의 전위대로 나서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자 다른 시 관꼐자가 급히 수습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등을 거쳐 주민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절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반대한다면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주교어촌계 관계자는 "갯벌은 단순히 어류의 생산 및 서식지 기능만을 가진것이 아니라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면서 "사라지고 있는 갯벌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보령시는 오히려 중부발전의 이익을 위해 갯벌매립을 도와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민들의 의사가 무시될 경우 물리력을 행사해서라도 중부발전에서 갯벌을 매립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