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 최남단 서천군 장항읍에서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이색 축제가 개최된다.

금강과 서해바다의 기수지역인 장항은 수산자원 자원과 함께 일제강점기에 세운 장항제련소와 금강하구의 넓은 평야에서 생산되는 쌀로 유명했던 곳이다. 이런 이유로 일제는 자원의 수탈을 위해 1931년 장항선을 개설했으며 해방 후에도 장항제련소는 국영과 민영을 거쳐 80여 년간 활발히 가동돼 마주하고 있는 전라북도 군산시보다 경제력에서 우위를 유지해 왔었다.

그러나 1989년 금강하굿둑 개설로 수산업이 하향길에 접어들면서 조선소 등 연계 사업장들이 잇달아 문을 닫았다. 장한제련소 또한 80년간 환경대책 없이 가동돼 토양오염이 심각하여 주민 이주대책까지 나온 실정이다. 2008년 장항선을 호남선과 연결하는 선로 변경으로 장항에 있던 장항선 종착역도 문을 닫았다.

설상가상으로 국가산업단지 조성지역으로 묶여있어 20년 가까이 개발이 제한돼 광주광역시와 같은 해 읍 승격을 받을 만큼 근대화 공업단지로 꼽히던 장항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한마디로 장항읍은 일제강점기를 거친 근대사의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

이에 서천군은 옛 장항역 부지는 미디어문화센터, 일제시대 미곡창는 문화예술콘텐츠의 생산과 창조인력의 유입을 시도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낡고 오랜 삶의 공간과 문화예술콘텐츠를 융합한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그 일환으로 열흘 동안 폐공장을 활용한 '선셋장항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서해바다의 노을을 배경으로 장항읍 일대에 버려진 공장과 창고, 일제시대 건축물, 유휴부지, 바닷가 송림 등에서 도시를 재해석한 새로운 의미의 축제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홍대 앞 뮤지션 및 예술인 150여 명과 전국 미술대학에서 선발된 20~30대 작가 150여 명, 오스트리아 아르스일렉트로니카 등 각계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공장미술제’. ‘True Colors Music Festa’, ‘M.A.ZIK Mix Show’, ‘아르스 워크숍’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도내에도 구도심 공동화로 고민하는 곳이 많이 이번 '선셋장항 페스티벌'이 새로운 모델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