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총선이 끝나자 KTX민영화를 서두르며 또다시 거대자본의 편에 서려하고 있다.
 KTX민영화의 핵심은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부산, 수서-목포 KTX 운영구간을 15년간 민간에 임대하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민영화의 일방적 추진, 졸속추진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200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KTX민영화 정책의 새 이름 공모에 나서는 얄팍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 매각이 아니라 운영권만 주는 것이니 민영화가 아니라는 눈 가리고 아옹 하는 논리를 펴고 있다. 15조원이라는 거액의 혈세로 건설한 철도운영권을 4천억 원에 민간에 넘겨 15년간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계획은 거대자본에 대한 특혜일 수밖에 없다. 적게 잡아도 민간사업자는 15년간 1조원에 육박하는 순 이익을 올리게 된다(한국 교통연구원 분석). 국토부는 대기업의 지분을 절반이하로 줄여 특혜의혹을 불식하겠다지만 알짜 수익노선 운영권을 넘겨줘 재벌자본의 배불리기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국토부는 KTX요금 인하효과를 이유로 민영화에 대한 반발 논리를 희석하고 있다. 선로 사용료도 철도공사보다 더 받아내고 요금도 10%이상 인하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거대 자본기업이 사용료도 많이 내고 철도요금을 인하하려면 비정규직 확대 등의 인건비 절감에 기댈 수밖에 없다. 결국, 승객의 안전과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담보할 수밖에 없으며, 알짜노선을 넘겨준 철도공사의 수입 감소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족할 수밖에 없다.
 철도는 국민을 위한 필수공공 서비스산업이며 독점산업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간사업자는 어떤 경우에도 손해를 보지 않게 되어 있다. 손해가 나면 정부가 떠안게 되고 이익을 보면 특혜를 보장받는 셈이다. 정부가 추정하듯 위 두 노선은  20%이상의 수익이 보장되는 알짜노선이다. 알짜노선만 운영하는 민간자본과 정부(코레일)는 나머지 적자노선과 차량까지 의무적으로 운영하므로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 KTX민영화는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최근의 세계적 흐름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철도운영 주체가 노선별로 달라질 경우 일원화된 관제시스템에도 허점이 생긴다. 승객의 안전이 불안해 진다. ‘경쟁과 효율’이라는 ‘친 기업’논리에 국가기간 교통망의 흑자노선만 떼어 거대자본기업에 사업권을 넘겨주는 KTX민영화는 철회되어야 한다.

 잘못된 특혜, 민영화의 폐해는 서울지하철 9호선의 일방적 기습요금인상 발표로 확인되고 있다. 지하철요금은 서민과 밀접한 관계로 단돈 100원이 올라도 서민의 삶은 힘들다. 서울 지하철요금은 두 달 전에 기본요금을 150원 인상하였는데, 9호선은 4개월 만에 500원으로(72.2%) 인상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하철9호선은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이 부족하여 공공시설을 건설하기 어려울 경우 민간자본이 투자한 후 운영하여 수익을 갖게 하는 방식(‘민간투자사업’)이다. 이런 사회기반시설을 민간이 주도하고 수익을 가지려면 그 만큼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가져가야한다. 서울메트로 9호선은 총 공사비의 1/3만 투자하고서 온전히 운영회사가 운영권을 쥔 이상한 민영화다. 자본주의 원칙에서 적게 투자한 사람이 수익을 적게 가져가는 것이 마땅한데 9호선은 돈을 적게 내고도 자신들이  건설했으니 돈을 더 가져가겠다는 도둑심보이다.
우리나라는 유독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에 특혜를 주어 왔는데 바로 9호선에 적용된 ‘운영수입보장제’이다. ‘운영수입보장제’는 실제 운영수입이 애초 예상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특혜로 얼룩진 우리나라에는 세금을 민간 기업에 갖다 바치는 나쁜 제도이다. 현재 민자 고속도로는 총 9개 구간이며 ‘운영수입보장제’에 따라 작년 한해에만 2,812억 원의 운영손실보전금을 민간 기업에 지급하였다. 작년9호선의 466억 원의 적자 중에 실제 영업 손실은 26억 원에 불과한데 나머지 대부분은 주주들의 이자비용(461억 원)이다. 국민의 귀중한 세금에 수년간 빨대를 꼽아 빨고 있는 대주주는 맥쿼리한국인프라(2대주주)이며, 대표는 이상득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대통령의 조카)임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재직시 추진한 민영화에 대한 ‘특혜’논란을 잠재우기 어려운 근거이다.
 현재 부산시도, 광주 제2순환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등도 맥쿼리의 먹잇감이다.

 필자는 장항선 철로변에 태어나고 자라서인지 철도와 열차에 대한 애틋한 추억이 많다. 버스보다 값싸고 편리했던 서민의 완행열차, 아래로는 장항, 위로는 온양까지 다니는 행상들의 모습(새색시 광주리 생선장수가 반백의 할머니가 되어 완행열차가 폐지될 때까지), 차비를 잊고 못 가져가 공짜로 타다가 역무원에게 혼나던 모습…. 완행열차는 옛 추억이 되고, 간이역들도 없어졌다. 수익만 좇는 대중교통의 고급화는 자가용만 증가시켜 씁쓰레한 기분이며 대중교통중시정책을 아쉬워 할뿐이다.  대도시를 향한 여행길은 자가용이 쓸모 있게 되어 교통비용은 갈수록 늘어 간다. 지방에서는 시내버스적자로 인구가 적은 농촌노선은 축소, 폐지될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교통의 오지로 전락할 위험이다.

 철도를  재벌과 국제투기자본의 돈벌이로 만드는 민영화보다 서민과 농어촌을 위한 공공성을 강화하는 대중교통정책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온당하다.
 우리는 지난 IMF이후 20년간 재벌과 투기자본이 어떻게 한나라의 경제를 망가뜨리고 국민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지를 충분히 보아 왔다.  
  국민의 삶과, 안전 그리고 혈세를 담보로 하는 (KTX)민영화는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