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총선정국은 오늘(4.11)로써 마무리된다. 요란하고 활기찼던 후보들의 유세와 홍보도 끝났다. 후보들은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표심을 얻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았다. 하지만 유세현장은 생각보다 냉정하였다. 후보와 운동원들의 처절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유권자의 발길은 냉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유는 그동안의 정치인들이 만들었던 결과이든지, 아니면 유권자의 관심 부족이리라.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느꼈으리라. 도시지역과 달리 선거구도 넓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후보들의 열정은 대단하였다. 중요한 것은 후보들의 공약이 유권자의 마음에 파고들어야 하는데 정당과 유명세를 바탕으로 이뤄진 선거로 비추어진다. 이젠 결과에(이 글은 선거결과가 나타나기 전의 글임), 유권자의 선택에 승복하고 후보들은 새로운 성찰과 설계로 재충전 혹은 자기수련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선 유권자의 심판에서 승리한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드린다. 하지만,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쳤는지? 네거티브에 치중하지 않았는지? 혹 당선만을 위한 장밋빛 공약은 없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유권자에게 감사하고 새로운 국정참여의 설계를 준비해야 한다. 끼리끼리 나눠먹는 지지자그룹만의 도와주기가 아닌 공약의 실천이 지역민에게 고루 퍼질 수 있는 계획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뽑아 놓으니 그 나물에 그 밥이다“는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야 한다. 19대에서는 대오각성 하여 국민을 위한 바른정치를 펼쳐야만 한다.
 아쉽게 낙선한 후보에겐 그간의 고군분투에 격려와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 낙선자는 조직력과 인지도의 약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낙선한 원인이 무엇인지? 유권자에게 왜 호소력이 먹히지 않았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긴 여정의 선거혈투에 낙심하고 탈진한 마당에 적절치 않을지 모르지만….지역과 유권자를 위해 보여준 숭배와 사랑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운 삶의 개척이든, 재기의 칼날을 갈든 능력과 보여준 정책역량에 대한 자기검증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투표는 민주화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권력을 갖는 것이고 국민개개인이 권력의 주체로 나서는 것이며 그 주요수단이 선거이다. 선거는 한 사회가 그 조직을 구성하고 특정한 공식적 결정을 내리는 수단이다. 아울러 사회내의 권력관계에 관한 일정한 결정을 내리는 제도이며 개인의 자유에 대한 최소한의 희생으로 정치적인 복종을 추구하는 한 방법이다. 헌법은 선거의 기본원칙을 보통·평등·직접·비밀·자유선거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적 선거의 본질은 선택의 자유이다. 투표의 특징은 특정 집단·조직·국가 내에서 특별한 권위를 갖는 절차로 인정된다는 점이다. 4·11총선이라는 투표를 통해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지역의 대표가 선출된 것이다.

 4·11총선이 선거의 의미를 제대로 구현했을까? 부족하다. 언론의 여론조사는 혼란만을 부추 키지는 않았는지? 유선전화중심의 무작위(RDD)자동응답방식(ARS)의 표본의 한계는 없었는지?
 선거 막바지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네거티브 선거가 주를 이뤘다. 종편을 포함한 TV 매체는 70년대 ‘닉슨’ 미 대통령을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를 우습게 여긴 ‘총리실의 불법사찰‘에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검찰의 뜨뜻미지근한 수사촉구를 호되게 질책할 언론본연의 자세를 버리고 총선대결의 여야 간의 ’양비론‘으로 물타기에 일조하였고 (문제가 분명히 있는)’김용민의 막말파동‘을 선거막판에 도배를 하였다. 또 각축을 벌이는 의석예상치의 엄살 론에 동조하였다. 혜안이 있는 시청자들은 “박근혜 띄우기’에 앞장서는 일부언론을 쉽게 느꼈으리라. 복지공약들은 슬그머니 빼버리거나 구체성의 결여로 나타났고(박근혜 위원장은2007년 대선후보시 노령연금 20만원 인상공약을 총선공약에는 제외시킴) 상대방의 약점물기가 선거막판을 달구었다.

 이제 열풍은 가라앉았다. 제 1·2당이 가려지고 희비가 교차하리라.
 이제 차분히 선거기간의 이슈와 공약을 선출된 대표자와 국민이 함께 점검해야 한다.
 방송3사 파업이 해결되어 언론의 제자리 찾기가 이뤄져야 한다. ‘김제동’ 김미화‘를 화면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진짜 민생에 주력해야한다. 생산농민만 잡는 물가정책이 아니라 기름값을 잡아야 한다.  FTA로 인한 관세인하 혜택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관세가 54% 철폐된 미국산 쥬스값이 종전가격대로 판매함).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통업자와 재벌이 아닌 소비자 편이어야 한다.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문제 등 갈등을 빚고 있는 국책사업을 재점검해야 한다. 복지논쟁이 아니라 복지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국민 대다수는 경제 살리기를 바란다. 토건중심의 경제가 아니라 복지와 일자리, 반값등록금등의 민생경제를 바란다.
 투표의 민주화에는 적정한 소득의 분배, 국가의 부는 국민에게 있으며 그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경제민주화의 헌법적 의미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당선자와 낙선자, 그리고 운동원, 지지자 여러분께 축하와 위로를 드린다.
 과정을 되새기며 깨어있는 주인으로 차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