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제, 주신옥 부부가 이시우 시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80대 노부부가 목재소를 운영하면서 일생동안 어렵게 모은 재산 15억여 원을 만세보령장학회 장학금으로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보령시는 명천동에 거주하는 김흥제(84세)·주신옥(80세) 부부는 지역의 우수인재를 양성하는 만세보령장학회에 현금 5억 원과 10억 원 상당의 부동산(동대동 1265번지 외 5필지 1,561㎡)을 기탁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 부부는 부여 외산이 고향으로 20대에 무일푼으로 보령에 이사해 구 대천고등학교 앞에서 목재소를 운영하면서 짠돌이라는 주위의 평판에도 아랑곳 않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한다.

어린시절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을 평생의 한으로 여겼던 이들 부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녀 교육에 헌신해 슬하의 4남매를 의사, 교육자 등 사회의 지도층으로 훌륭히 키워냈다.

김흥제씨는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힘들었던 자신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한창 공부할 나이에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생전에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장학금을 기부하게 됐다"며 "일평생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소망을 이제야 실천하게 되어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만세보령장학회는 노부부의 고귀한 뜻이 퇴색되지 않도록 힘든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최선을 다해 생활하는 학생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한편 재단법인 만세보령 장학회는 1994년 설립된 공익법인으로서 기본재산으로 발생된 이자를 재원으로 2011년까지 총 2,900명에 대하여 19억549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였으며, 이번 장학금 기부로 인해 기본재산이 당초 현금 50억 원에서 현금 55억 원과 부동산 10억 원 상당으로 증가됐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출향인으로 보이는 이종부씨는 19일 보령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 부부가 운영하던 목재소와 관련한 추억을 되살리는 글을 게제했다.

이 글에서 이씨는 어린시절 이 목재소 근처로 등하교를 하며 목재소를 구경하던 추억, 일하던 인부들이 토끼집을 만들거나 썰매를 만들 수 있는 목재조가리들을 전해준 일을 회상했다.

이어 이 부부에게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한 일을 하셨다. 눈물나도록 고맙다"며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인생을 살아가시는 분들이 대천이라는 지자체의 일원이라는 것이 이시우 시장의 행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