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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익는 마을 책읽는 소리]위키리크스! 너는 누구냐? 下
원진호 (책 익는 마을 회원 / 원진호내과원장)
2012년 01월 18일 (수) 16:21:4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불화의 두 번째 이유는 조직운영에 대한 입장차이었다. 어산지는 적어도 위키리크스는 자신의 것이며 모든 결정은 자신이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람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후원자, 지원자. 부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니엘은 모든 정책은 조직내부에서 끝장토론을 통해 결정을 해야 하고 그것이 안 될 때는 가위바위보라도 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어산지의 대표성은 부정 안하지만 자신은 옆에 서 있는 2인자이지 뒤에 서 있는 2인자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이 둘은 어산지의 성폭행사건이후 결정적으로 갈라지게 된다. 다니엘은 위키리크스에서 10년 09월에 탈퇴하고 오픈리크스를 만든다. 결국 시스템과 사람의 문제가 둘을 갈라놓았다고 나는 본다. 다니엘은 시스템으로, 어산지는 사람으로 가려 했다.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조직생활을 하고 있다. 사람과 시스템의 문제는 항상 우리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다. 위키리크스라고 해서 벗어날 수는 없는 모양이다.

갈등의 불씨
사실 위키리크스는 시작부터 갈등의 불씨가 내재되어 있었다. 조직이 커지고 외압이 강해지고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점이 되면 드러나는 모순들이 있다. 그들의 공개 활동 원칙은 모든 자료를 검열 없이 올라오는 순서대로 공개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라온 자료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는 문제가 있다. 위키리크스가 유명해지면 역정보를 흘려 교란을 시키거나 개인적인 원한을 갚기 위해 이용당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손을 대게 되고 어떤 자료를 취합할건지에 대해서 선택이라는 권력이 작동할 우려가 있다. 그렇게 되면 고발자의 요구를 충분히 고려하여 자료에 대한 오염을 배제한다는 위키리크스의 입장에 위배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또한 자료 공개 시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보호문제가 있다. 실제로 케냐 경찰의 청부살인을 폭로한 인권활동가들이 살해당하는 일도 있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일지의 폭로에는 정보원들이 노출되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기도 했다.

또한 처음에는 자료의 검토와 공개를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의 집단지성으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그게 사실 양질의 결과가 나오지 않음을 알고 언론들과 제휴를 맺게 되었다. 그런데 어떤 언론과 제휴를 맺을 것인가로 도마 위에 오르게 되고 어산지의 독단으로 다른 조직원들과의 불화의 씨앗이 되었다. 독단으로 하다 보니 뒷거래에 대한 의심도 동반하게 되었다.

"가장 진실을 잘 알고 있는 국민이 가장 국가를 위할 줄 안다."
지금까지 위키리크스의 정체성은 아직 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단순한 문서보관소 일수도 있고 또 하나의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곳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위키리크스가 이전의 다른 폭로단체보다 우월한 지위를 갖는 것은 ‘민주적 공공성과 최선의 제보자 보호를 위한 인터넷 가능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향후 진화하는 위키리크스의 모습과 오픈리크스처럼 비슷한 형태의 폭로단체들과의 관계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명심해야할 말이 있다. 그 말대로만 된다면야 위키리크스는 있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리 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에 나오는 글귀다.

'가장 진실을 잘 알고 있는 국민이 가장 국가를 위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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