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후보지 4곳(경북 영덕, 울진, 전남 영광, 전북 고창)이 발표되면서 사실상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보령유치’와 관련한 논란이 일단락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직도 일부 유치위원들의 활동이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유치추진 위원회’(이하 유치위) 명의의 문건에 따르면 “유치위가 지난 1월 18일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보령유치와 관련) 제출한 청원서에 대해 보령시의회가 반려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24일 유치위와 보령시의회와의 간담회”를 요구했다. 또한 이 문건에서는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보령에서 유치하게 되면 ‘양성자 가속기 연구단지 유치’ ‘3천억 내지 5천억의 보조금’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며 보령시의회에서 가·부를 결정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의회 황대식 의원(웅천읍)은 보령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01년 당시) 이미 보령시나 시의회에서 반대 결의안까지 채택하여 관계기관에 시민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하였던 재론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반박하고 “시민적 권리라는 주장아래 시민의 의사 최고 결정기관인 의회에 대해 강압적으로 결정을 강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보령시민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지난 2001년 당시 70여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음에도 아직도 핵 쓰레기장을 유치하려는 세력이 남아있다는 것이 서글프다”며 “유치위의 주장대로라면 후보지로 선정된 4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민들의 결사적인 반대운동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보령시의회와의 간담회를 요구했던 유치위는 지난 24일 10여명의 유치위원들이 이시우 시장을 면담하고 시의회는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이 시장과의 면담에서 유치위원들은 “방사성 폐기물이 알려진 것처럼 위험하지도 않을뿐 아니라 지역개발을 위한 막대한 자금이 지원되는 만큼 시 당국에서 보령유치를 재검토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지난 2001년 당시와 지금의 여건에 전혀 변동사항이 없으며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의사가 분명한 만큼 재검토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추진위의 활동이 드러나자 대다수 시민들은 크게 우려하면서 충남도청 이전, 보령-안면도간 연륙교, 보령신항 등 굵직한 현안들을 앞두고 있는 보령시에 또다시 ‘핵 폐기물 처분장’이라는 악재가 거론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문건에 나타난 유치위측의 유치주장의 논리를 살펴보면 ‘지역개발을 위한 막대한 예산지원’외에는 ‘연육교 건설은 원산도를 태안군으로 빼앗기는 결과’ ‘맑은 물에서는 물고기가 살 수 없어 떠난다’ ‘자손만대에 물려줄 만세보령의 백년대계를 위해 유치’ 등의 내용으로 다소 과장되거나 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12만 시민의 생존과 보령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방법으로 시민의 중지를 모으기 보다는 시민의 대표기관이라는 명분으로 시의회에 결정을 강요한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행위라고 비난받고 있다.
/이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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