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령·서천의 출마예상자들이 지역활동을 늘려가면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종 민생현장에 얼굴을 비치는 것은 물론 후보자들이 지역별로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같은 후보들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이번 선거는 여느해 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선진당이 강세를 보였던 보령과 민주당이 눈에 띄게 약진한 서천군 모두 지방선거와 총선의 표심은 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충남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산업기반이 약해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큰 화두로 대두되고 있지만, 대선과 같은 해에 치러지는 만큼 중앙정치의 바람이 크게 작용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거를 8개월 여 앞둔 현 시점까지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후보군은 대략 8명 정도다. 이중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을 제외하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복수의 후보군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어 내부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총선이 보령과 서천 지역 구도로 흘러 갈 경우 상대적으로 지역세가 큰 보령 출신이 유리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소속 출마여부와 지역적인 안배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한나라당

올 초 까지만 해도 현재 보령·서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태흠 위원장이 유력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서천 출신의 노철래(미래희망연대) 의원과 노대래 현 방위사업청장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윤영선 전 관세청장이 '친이'계의 지지를 등에업고 한나라당으로 출마 준비중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태흠 보령·서천 당협위원장은 국무총리실 행정관 출신으로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충남희망포럼 대표를 맡으면서 충청권의 대표적인 '친박'계 정치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공천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기획재정부 차관과 조달청장을 역임했지만 마찬가지로 인지도에서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화려한 행정경험과 중량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노철래 의원은 '친박'을 표방하는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의원으로 한나라당과의 통합이 이뤄질 경우 비례대표를 계속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구로 선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 때문에 출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영선 관세청장은 최근 차관급인 관세청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민생체험을 시작했다. 김태흠 위원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동기간이 짧고 인지도에서 뒤지지만 세제 전문가 경력 등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 민주당

나소열 서천군수는 꾸준히 총선 불출마 의지를 피력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이유로 보령·서천의 민주당원들은 출마를 종용해 왔다. 여기에 김기호 전 보령시장 후보가 나 군수의 불출마를 전제로 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며, 최근 엄승용 문화재청 정책국장이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나소열 군수는 3선을 하면서 서천군에서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으며, '친노 정치인'이라는 뚜렷한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령에서도 지지자가 많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기간동안 내세웠던 "임기를 마치겠다"는 공약때문에 출마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김기호 전 보령시장 후보는 보령지역의 최고 정치 거물이었던 김용환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나 군수가 불출마 한다면 출마 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하지만 짧은 민주당 경력탓에 서천 민주당원들의 지지가 지역색을 뛰어넘을지 여부가 불투명 하다.

엄승용 문화재청 정책국장은 현직에 있으면서 여러차례 보령을 방문 문화예술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령에 대한 애정을 표시해 왔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지지와 함께 대천고 동문들의 지지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낮은 인지도 극복이 관건이다.

■ 자유선진당

자유선진당은 류근찬 의원의 3선 도전이 확실한 상황이다. 류 의원은 KBS앵커출신으로 지난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 18대를 거치며 보령 뿐 아니라 서천까지도 확실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충청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중앙정치무대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령과 서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힘없는 소수당의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정부예산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여론의 극복 여부가 3선 성공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