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도 특채란 생소한 일이 잊고 있었던 공정이란 ‘말’을 다시 빚어냈습니다. 사실 말이지 특별채용이란 그것이 공직사회에 예부터 있어온 공무원 채용방법 중 하나였단 걸 우린 지금껏 몰랐습니다. 어쩜 그렇게 감쪽같이 숨겨놓고 야금야금 빼 먹었는지, 이 은밀한 작당들이 우리의 무식으로 가려짐을 누굴 탓 할 수도 없습니다. 시작은 소위 빽 이란 불명의 단어로부터 시작입니다. 그게 공정하지 못한 부정의 앞잡이었습니다. 그걸 모르는 우리는 그렇다 치고 이런 제도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감시기구는 그 동안 같이 얼싸안고 뒹굴어서 그걸 바르게 잡을 필요가 없었던 건지, 아니면 그게 관행이면 후(厚) 한 우리 심성 때문인지 가름이 안 됩니다. 아무튼 우린 지금 좋은 사회를 갖고 있지 않은 것만은 분명합니다.  공정하지 못해서, 사회곳곳이 불공정이 판을 쳐 우리는 그걸 일상으로 알았나 봅니다. 이제 돌아보고 내다보고 자세히 들여다보며 살펴봐야하는 고된(?) 삶이 시작된 오늘입니다.  법으로 규제된, 하면 벌을 받도록 규정한 부정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를 것 같은걸 우린 불공정으로 느낍니다. 그래서인지 불공정은 ‘사회적 지탄의 대상’만으로 끝입니다. 하지만 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약속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저 부정이란 단어 보다는 불공정이란, 다분히 한계적 효용인 불공정거래란 판정의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쯤입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고교평준화 이전의 고교는 세칭 일류라는 선망의 학교들이 있었습니다. 입시철이면 부정입학으로 몸살들을 앓았습니다.  지금 재벌 총수들이 모두 수재였던 시절입니다. 불공정 입학이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이걸 막을 도리 없어, 아니 내 자식이 실력이 모자라 이 학교에 갈수 없으니  힘으로 부정입학을 시킬 수밖에 없다면 에 아예 학구제로 평준화를 도모한게 아닌지로 순진한(?) 당시의 문교수장이 억울했을지도 모를 말들이 날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 참에 딸린 중학교들은 공중분해가 돼 지금은 꿈의 중학교로 추억될 뿐입니다. 그런 나라였습니다. 부정을 막지못해 아니면 그야말로 아이들을 똑같이 찍어 내겠다는 발상 뿐이었는지는 그 진실을 알수 없습니다. 그런 우리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공정이란 화두로 미래를 더듬이 합니다. 아주 갑자기입니다. 이렇게 공정사회 구현을 강조함이 공정치 못함을 다스릴수 없어 베낀 새마을 운동 쯤으로의 돌파구로 삼음은 아닌지 여서입니다. 그렇게 못함은 혹시 불공정과 부정의 다름이 확실치 않아서일까 걱정이어서 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론 부정입학과 같은 맥락이라면 외고가 저렇고 자율고가 이렇고하는 오늘의 교육행정과 닮아가는 수순이 되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수준입니다. 평준화된 오늘도 외고의, 자율고의 내일이 선호되는 순기능이 부정과 불공정의 장래가  역기능으로 비유됨은 아이로닉 합니다.

병역입니다. 우린 병역을 의무라고 합니다. 신성한 의무라고 까지 높임에 우린 절대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군에 가고 싶은 청년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선지 입대와 면제 사이는 구름다리입니다. 군대가기 싫어 이를 다 뽑아 버리고 어깨 뼈를 내려 안치고 국가고시 치겠노라 연기 몇 번에 나이 차, 면제 받는 예들은 애교입니다. 특례란 이름으로 정부가 공권으로 면제 시켜주는 예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합니다. 기술이 좋아서 운동을 잘해서 공부를 잘해서란 명분으로 국가는 병역의무를 면제합니다. 이 경우 국가는 나라를 지킨다는 신성한 의무보다는 하기 싫은 의무쯤으로 간주, 시혜를 베푼다는 의미 이상이 됩니다. 예외없이 누구나 군에 감은 공정한 의무입니다. 그 공정한 의무는 법으로 명시됩니다. 그러하지 못하면 처벌 후 의무를 수행하라는 강제를 합니다. 그런데 국가는, 나서서 ‘운동 잘해서 메달 따면 군대 안 가도 돼’ 이면 선천적으로 운동하곤 거리가 먼 장정과의 의무를  불공정으로 유도합니다. 그렇다 치고 메달 못딴 선수와의 관계는요. 그 뿐 인가요 군필 가산점을 주겠다는 발상은 정부가, 국가는 해도 되는 ‘불공정이란 이런 것‘, 가르치네요.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특채 얘기, 풀면 특별채용인저,  이걸 그럴듯한 명분 세워 그 인원을 더 늘려야겠다고 한 그 분은 누구신지 몹시 궁굼합니다. 그렇게 그 자리에 승진해도 될 그 밑자리가 무식(?)했단 결론여서 우린 그 밑자리에 미안할 뿐이구요. 뿐더러 그 밑자리 특별채용도 우린 동의 한적 없지요.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 선생님이 여자를 뽑아야 한다고 말하면 위법일까요? 부정일까요, 아니면 공정한 선거가 될까요. 다 아님을 우린 압니다. 그럼 초등학생들은 어떻게 말할까요.  옳지 않다고,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표현합니다. 바꾸면, 공정하면 옳은 것, 공정하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으로 애초부터 그런 선거를 해선 안 된다는 어린이들의 메시지입니다. 이런 어린이들의 생각이 공정에 대한 뜻매김 입니다. 우리 어른들이 공정, 불공정을 옳고 그름으로 판을 짜는, 공직자의 그것은 자기자리를 내놓아야하는 것으로 각오해야하는 의무이어야 지금의 옳지 않은 세상에서 얼른 벗어날 희망입니다. 특별이란 용어가 없어 져야 좋은 사회가 될 거란 생각이 안 들게 말입니다.

권 용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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