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추심'이란 채권자가 채권 만족을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채무자의 소재파악, 재산조사, 변제요구, 변제수령 등과 같은 일련의 행위들을 통틀어 말한다. 동기나 이유가 어떠하든, 빚이 있고 현실적으로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기만 할 것인데, 이때 채권자가 협박, 폭행, 강요와 같은 방법으로 괴롭힌다면 그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동안 언론매체를 통하여, 채권자와 추심대행업자들의 악의적이며 지능적인 추심행태와 그로 인한 피해 사례가 수없이 소개되었지만, 좀처럼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었다. 비록 채무자라 할지라도 인간다운 삶과 평온한 생활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 명제이다. 이런 차원에서 불법.불공정한 추심행위의 근절 방안이 논의되었고, 그 결과로『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 제정 공포되어 2009년 8월 7일부터 시행되었다.
위 법률은 채무자를 괴롭히는 대표적 불법(부당한)추심행위들을 망라하여 열거하고,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부과하고, 채무자(관계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손해배상책임까지 부과하는 강력한 규정을 담고 있다. 이하에서 위 법률이 규정한 대표적 금지행위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제9조(폭행, 협박 등의 금지)는 6항목으로 나눠, 채무자나 관계인에 대한 폭행, 협박 등, 야간방문이나 전화 등, 관계인 등에게 거짓을 알리거나 타인에게 대신 변제할 것을 반복적 요구 등, 공포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과 업무의 평온을 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제11조(거짓표시의 금지 등)는 5항목으로 나눠, 채무가 없음에도 추심행위를 하거나, 법원, 검찰청, 국가기관 등으로 오인할 수 있는 말과 글이나 물건 등을 사용하는 행위, 법적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거짓 표시하거나, 타인이나 단체의 명칭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제12조(불공정한 행위의 금지)는 5항목으로 나눠, 결혼식이나 장례식장 등 채무자의 곤란한 사정을 악용하는 행위, 채무자 소재파악이 어렵지 않음에도 관계인에게 소재나 연락처 등을 문의하는 행위, 개인회생이나 파산으로 면책되었음을 알면서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행위, 타인들이 채무사실을 알 수 있게 엽서를 보내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위 법률이 불법.부당한 채권자의 추심행위로 고통 받고 있는 채무자들에게 훌륭한 방패가 되길 바란다. 채권추심과 관련, 사기죄로 처벌이 불가능한 악질적인 채무자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형법에 《채무불이행죄》를 신설해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주장은 소수 악질적인 채무자를 처벌한다는 제한적인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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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16 화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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