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공공도서관에 가야겠다고 벼르다 이제야 시간 잡아 책 찾아 나들이합니다. 어렴풋이 아는 논공행상(論功行賞)을 확인하러 가지만 갈 때마다 거슬리는 게 시스템 서비스의 공공성입니다. 데스크도 그렇고 도무지 참하게 자리잡아 책장 넘길 의욕이 전혀입니다. 이렇겐 생각합니다. 곧 더 쾌적한 공간을 계획하기에 미룸인 것 같다구요. 그래도 그렇지 남이 하니 모니터 몇 개놓고 열람실 규격만 갖춤이 수험생을 위한 공부방(근무자도 당당히 밝힘)이지 도서관은 무슨, 트집 잡고 싶어지니 어쩌나요. 오늘도 발등에 불, 그래 또 갑니다. 몇 가지 어휘만 확인되면 금방 나오리라 마음은 먹습니다.
<논공행상>, ‘공을 세움에 상을 준다’는 기억의 편린입니다. 국가가 직접 편찬한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엔 ‘공적의 크고 작음 따위를 논의하여 그에 알맞은 상을 줌’으로 인쇄가 돼 있습니다. 아주 구체적입니다. 이왕 나온 김에 한 단어 더 봅니다. 사전은 여전히 너무 깨끗하네요.
<보복(報復)>입니다. 보복은 입 밖에 나오는 순간 섬뜩함으로 깜짝 물러서게 됩니다. 사전엔 ‘앙갚음’이라고,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군더더기 없어 혹시나 밑줄 보니 <보복주의(報復主義)>가 있습니다. ‘응당한 징벌을 받고도 오히려 복수하려는 생각이나 태도’라는군요. 아무튼 논공행상은 좋은 일에 보복은 아무래도 그 쓰임이 좋지 않은 일에 반사적인 게 분명해 보입니다.
요 며칠, 일상이 아닌 일에 마음을 뺏깁니다. 우연히 접한 고질적 은유의 허상이 활자가 되었음입니다. <논공행상>에, <보복>에 따른 인사가 <벼락치기>로 행사되었다는 선거 후 인사에 ‘곧바로 글’입니다. ‘붙임 해설’은 없었습니다. 인사에 오가는 말들이 무성함은 상례. 일반시민은 그런 일(인사)이 있었는지조차 모릅니다. 그 인사란 게 임명직이면 취임 첫 인사를 거의 구조조정에 맞춘다죠. 그래서 별로 흠 잡으려 하지 않나 봅니다. 하지만 선거직의 경운 취임과 동시에 하는 인사에 언론이 이러쿵저러쿵 토를 답니다. 대부분 조직원의 입을 통해 밖으로 번집니다.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그 표현은 날개를 답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네요. 그게 공직선거이면 더 심하데요.
‘순환보직’도 있게 마련인 그 자리 움직임은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조직의 안전성 회복 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관련 학계의 연구 발표입니다. 그래야만 그 조직의 장이 그 조직을 빠른 시간 내에 장악, 효율적인 업무진행이 보장된다는 의견입니다. 그렇게 보면 그 조직의 장은 이 부분 고유권한일 수밖에 없습니다(어느 누구도 이에 개입해선 안 되는). 다만 그 권한이 순환성에서 크게 떨어진다면 당연히 시비의 대상은 되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그 조직의 활성에 도움이 된다는 인사권자의 배경설명이 부연되면 그런 시비는 더 뒤로 미뤄져야 할 겁니다.
어찌됐건 <논공행상>이든 섬뜩한 <보복>이든 그 대상은 같습니다. 공직선거 후의 공직인사에서의 이 두 성어의 제작자는 당사자 일수도 있고 그와 친분이 있는 이의 ‘임차성 대변인’일수도 있겠습니다. 두 경우 다 논공행상이나 보복인사의 대상자로 지목된 이들과 같이 져야하는 ‘책임 올가미’입니다. ‘<논공행상>이다 <보복>인사다’하는 선거 후의 주장대로면 이는 틀림없이 논공행상이나 보복인사의 당사자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사실입니다. <논공행상>은 이쪽 줄에 섰고 <보복>은 저쪽 줄에 섰다해도 선거개입에 따른 책임에는 다름이 있을 수 없겠습니다.
공직자는 절대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관련법이 있죠, 그죠! 선거에 개입하지 않았다면 그 당사자는 이를 유포한 발설자를 찾아 공개적인 ‘물음’이 우선일 것입니다. 이 ‘물음’의 행위는 당사자가 해태 할 수 없는 책무입니다. 선택이 아닙니다. 그럼이 당사자도 오해의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외길입니다. 아니면 선거개입을 스스로 인정한 모양새가 됩니다. 또 이런 절차에서 사직당국의 결론이 같음이면 인사권자는 그 결과에 걸맞는 조치를 해야 함 이구요. 이런 순기능적 역할을 제때 못하면 소문 됩니다.
소문의 속성상 ‘그것’은 풍선에 계속 바람넣는 풀무질이 됩니다. 이런 과정을 조심스럽게 살펴 봐야할 의무가 언론의 존재의미입니다. 이게 언론의 책임이고 같이해야하는 필연이기도 합니다. 그런 언론이 스스로 선거후의 인사를 <논공행상>이니 <보복>인사니 로 블랙홀에 발이 빠지면 이를 가릴 수 있는 우리 사회의 한 축이 무너짐입니다. 제 기능을 못하죠. 겁나는 일입니다. 선거 후의 인사는 중점 공약에 대한 효율적 진행에 포커스를 두는 게 상례입니다. 그래, ‘고유권한’이라, 우린 합니다.
무릇 사람을 움직이는 인사는 그리 어렵고 중요해서 조직의 장에게 준 고유권한입니다. 그러므로 <논공>이든 <보복>이든 그 대상에 끼인 <사실>이 <사실 >이 아니면 그 <사실>이 <사실이 아님>을 증거해야 합니다. 또 그게 <사실>이라면 그게 논공이든 보복이든 간에 이를 거론한 당사자는 선거에 개입한 공직자로 관계법 위반이 분명해 집니다. 그래도 좋다고 <보복주의>로 맘먹은 결심이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또 이를 글로 쓴 이는 그 <사실>을 글로 밝혀야하는 책무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언론이 사회를 바르게 하는 한 기둥으로 버팀이기에 더욱 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한 것’과 ‘하지 않은 것’의 진실이 확연해 지리라입니다. 확인된 <사실>없이 떠도는 소문에 단 글, 소문이 바람 불러 비가 됩니다. 무한 진화합니다. 생각해 보셨나요. 이 일로 친소관계에 얽힌 우리네들, 그 갈등의 골을 어떻게 메꾸며, 누가 메꿔줄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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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3 화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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