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계약한다’, ‘계약서를 쓴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한편 그 말이 낯설지 않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계약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계약은 개인 상호간에 이루어지는 사법상의 계약과 국가(지자체 등)와 같은 공적주체와 체결하는 공법상 계약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고, 사법상 계약은 재산상의 계약과 신분상의 계약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신분계약이란 약혼(결혼)처럼 사람의 신분형성과 관련한 계약을 말하는 것인데, 여기서는 사인(사람 또는 주식회사 등과 같은 법인)간에 이루어지는 재산상의 계약을 전제로 설명하기로 한다.
계약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계약 당사자가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그 상대방에 대하여 법적인 의무를 지기로 하는 약속을 말하는 것이고, 그 약속 내용을 문서화한 것이 계약서다.
계약은 당사자가 원하면 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하지 않고 말로만 체결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그 계약에 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그 권리 의무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최초 계약을 번복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계약내용을 명확히 하기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거래관행이고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계약은 부동산이나 물건 등의 매매계약, 임대차계약, 공사도급계약인데 이외에도 천태만상의 계약이 존재하고, 같은 제목의 계약이라도 그 계약내용도 각 계약당사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민법은 우리 생활 속에서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14종류의 계약을 정하고 있다.
①증여(상대방에게 대가없이 물건이나 재산권을 주기로 하는 약정) ②매매(양쪽이 서로 대가를 전제로 물건이나 재산권을 주기로 하는 약정) ③교환(물건이나 재산권을 서로 주기로 하는 약정) ④소비대차(한쪽이 일정기간 동안 물건이나 재산권을 빌려 사용하고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⑤임대차(일정기간 동안 상대방에게 물건을 사용 수익하도록 하고 그 대가를 받기로 하는 약정) ⑥사용대차(상대방에게 물건을 무상으로 사용 수익하도록 하는 약정) ⑦고용(상대방에게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기로 하는 약정) ⑧도급(약속한 작업을 완료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과 ⑨현상광고 ⑩위임 ⑪임치 ⑫조합 ⑬종신정기금 ⑭화해가 그것인데, 실제로는 위와 같은 계약 요소들이 서로 분리 또는 결합되어 새로운 형태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은 그 내용이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다면 계약 내용대로 법적인 효력이 부여되는 것이므로 계약체결 과정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계약을 체결할 때 유의할 사항에 대하여는 다음 호에 이어 설명을 계속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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