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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찬노숙(風餐露宿)

[데스크칼럼] 이상우 편집국장

2009년 05월 06일 (수) 07:59:28

이상우 기자

editor@charmnews.co.kr

풍찬노숙(風餐露宿).
바람을 먹고 이슬에 누워 잠을 잔다는 뜻이다. 누구라도 피하고 싶은 상황이리라. 하지만, 어떤 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런 상황을 피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지난 3월, 몇몇이 모여 <보령신문>을 창간하기로 뜻을 모으고 일(?)을 벌인 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 당시 이 문제로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면 제일 많이 들어야 했던 말이 “또?”였다. 또 어떤 이들은 “그 힘든 일을 왜?”라면서 극구 말렸다.

인터넷신문에 근무하기 전 잠시 주간신문에 근무한 적이 있던 터라 그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잘 알고 있었다. 또, 그들의 지적이 옳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또 하나의 주간신문 창간이라는 일(?)을 저질러 버렸다. 일을 저지른 사람들이 겪어야 할 ‘풍찬노숙’이야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원하지 않게 또 하나의 주간신문을 접해야 하는 독자들이야 무슨 잘못이 있으랴.

창간호에 이어 2호, 3호, 4호를 만들면서 때로는 가슴 뿌듯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디 숨을 곳이라도 찾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이럴 때 마다 ‘기자’라는 이름이 갖는 부담감을 새삼 다시 떠올리게 됐다.

어느 선배 기자가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기자라는 직업은 ‘기사마감’만 없다면 세상에서 제일 편한 직업이다. 여기 저기 참견하고 잘 난체 하고 대접받고. 하지만, 이런 기자를 겸손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마감’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보령신문>이 창간 당시에 구상했던 ‘생활에 힘이 되는 신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매호를 만들 때 마다 가장 큰 화두는 ‘생활’이다.

창간 이후 한달이 지났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만, <보령신문>의 풍찬노숙은 이제 시작인 듯하다.

하지만, 힘겨울 때 마다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이 ‘평생독자’로 참여해 준 분들을 생각하면 부쩍 힘이 난다. 그리고, 민중의 목탁이라는 언론을 더욱 세차게 두드려 줄 독자들의 손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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