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을 ‘공무원의 꽃’이라고 부른다. 공직에 입문하는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희망하는 목표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30년 이상 근무하면서 쌓아온 실무능력과 경륜 때문에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자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무관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하위직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물론, 상급자에 대해 불만이나 품는 형편없는 하위직의 모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접하게 되는 일부 사무관들의 행태를 보면 이런 지적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문제다.
일전에 취재를 위해 시청의 한 과장을 찾아간 적이 있다. 어느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 과장을 찾아갔으나, 이 과장은 “김계장, 여기와서 기자분한테 자세하게 설명 좀 해 드려”라면서 담당급 직원을 내세우고 자신은 뒤로 빠졌다. 그리고, 불려온(?) 담당 직원으로부터 궁금했던 사항들은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한번은, “담당직원이 지금 자리에 없어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어느 과장도 있었다. 물론, 출장에서 돌아온 직원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두 명의 과장이 그 업무를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번질나게 찾아오는 기자들의 취재공세가 귀찮아서였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무관이 되고 나면 마치 일선에서 물러난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사무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 모습은 어디가고 사무실 한쪽 구석에 따로 마련된 책상에서 신문만 뒤적이는 모습이 더 자주 목격되는 것은 분명 아쉽다.
사무관들의 이런 태도는 담당급에게로 그대로 전이(轉移)돼 일부 부서는 아예 말단 직원들만 분주한 곳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를 일약 스타덤으로 올려놓은 ‘인천상륙작전’도 실상은 소령급 장교들의 작품이었다지만, 공무원의 꽃이라는 사무관이 너무 빨리 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한바탕 흐드레지게 피었다가 순식간에 져버리는 ‘벚꽃’을 보면서 보령시청의 사무관을 떠올린 건 혼자만의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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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4 수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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