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환 위원장이 수거한 연습탄의 크기를 측정하고 있다.

그동안 대천해수욕장 주민들이 제기했던 공군의 사격훈련으로 인해 바다 속에 탄피가 쌓이고 있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신흑동공군사격장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문수환)는 11일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공군당국과 보령시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민들이 직접 탄피 수거에 나서게 됐다”면서 웅천 황죽도 등에서 수거한 탄피 200여점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탄피들은 소형 탄피 외에도 길이가 1.5m에 무게가 500파운드(227kg)에 이르는 대형 연습탄도 3점이나 됐다. 또 불발탄까지 있어 자칫 폭발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수환 위원장은 이날 “사격장 부근에는 아직도 엄청난 탄피들이 해변에 방치돼 있으며, 불발탄까지 있어 어민들이 폭발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면서 “그동안 어민들이 수차례 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보령시나 공군측은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위원장은 이어 “참다 못해 어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탄피를 수거하게 됐다”면서 “탄피들은 대부분 부식된 상태여서 서둘러 수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오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환경전문가 등에 따르면, 탄피는 납이나 카드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주변 양식장이나 토양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령시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군측에 사격훈련으로 인한 해양오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으며, 최근 공군 당국이 자체 예산으로 실태조사에 나서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