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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농업의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
오무광 보령시농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2008년 02월 14일 (목) 00:00:0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명절 때마다 민족의 대이동은 우리민족 대다수가 농경사회 속에서 그 삶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그때 그 시절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만 했던 그 좁은 집 형제들, 다정다감했던 이웃, 소유하지 못한 아쉬움과 그리움만으로 가득했던 저 들녘, 어쩔 수없이 고향을 떠나야했던 서글픔과 일찍이 느끼지 못했던 산업사회의 비정함 속에서 고향에 대한 향수가 올해도 또 내년에도 민족의 대이동은 이어질 것이다.

60~70년대를 살아온 우리세대는 당시 저임금을 주기위한 저곡가 정책 속에서 우리농민과 노동자는 들녘과 산업현장에서 하루 12시간 노동을 해온 희생 속에서, 조국의 근대화의 발판을 이루었고, 88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었던 것도 그 밑바닥에는 메달 없이 살아온 우리 농민의 인고가 깔려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IMF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던 것도 그간연속풍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준 농민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국민화합이 아니겠는가?

그러한 농업을 WTO가 우리 농업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2005년 11월 15일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전국농민집회가 진행 중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다수 농민들이 부상,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부러지며 머리가 터져 피투성이의 농민들의 울부짖음이 지금도 생생히 들려온다.

결국 경찰의 폭력적 제압에 맞서 싸우던 전용철 동지가 11월 24일 유명을 달리했다. 12월 4일 홍덕표 농민도 경찰의 폭력으로 끝내 숨을 거두었다. 이 엄청난 일들이 공권력에 의하여 두 농민이 죽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27년만의 흉년 하늘과 땅과 인간과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풍년을 이룰 수 있는데 작금에 상황은 이모든 것을 역행하고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기상이변과 각종재앙은 우리농업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우리는 70~80년대의 흉년 때문에 당시 국제시세보다 2~5배나 높은 가격으로 쌀을 수입할 수밖에 없었던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의 FTA 쌀시장개방은 우리농업을 폐허로 만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쌀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기후조건에서 단위당 열량생산기준으로 가장 수확이 많은 작물로 농업소득의 50%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 농업은 벼농사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농업기술로 쌀 중심기술이고 우리농민도 쌀 생산 기술자들이며 국민의 주식도 쌀이고 단위당 수확량도 세계적인 수준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90년대 쌀을 지키기 위한 농협의 서명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40일 만에 1천3백만 명에 달하는 유례없는 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농업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던 당선인이 농촌진흥청을 정부출연기관으로 둔단다. 민영화하여 농업기술을 이젠 농민들이 사서 농사를 지으라는 얘기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말이다. 100여년을 대한민국 농업?농촌을 위해 연구를 해서 보릿고개를 다수확품종으로 넘길 수 있었고 수많은 품종을 연구 보급하여 오늘에 우리농업을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농촌진흥청을 쌀시장은 개방하고 정부는 연구기관마저 없애고 정부는 정부 스스로가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농업은 단기간 내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기가 매우 어려운 산업이므로 현재 수준에서 개방이 된다면 쌀의 존립기반은 일시에 무너질지 모른다. 미국의 칼로스는 안남미와 같은 장립형 쌀이 아니고 우리나라 경기미정도의 밥 맛좋은 단립형 쌀이다.

4~5만원의 미국 쌀이 개방되면 소농, 노년층 농업노동자들의 일거리를 어떻게 구할 것이며 이들이 도시로 몰려 초래될 실업수당과 교통과밀 등 사회적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소련이 망한 것도 걸프전 때의 이라크의 무기력은 식량무기화의 엄청난 위력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또한 쌀은 전체교역량의 2~3% 수준에 불과한 얇은 시장이며 다국적기업의 횡포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이다. 앞으로 각종 보조가 삭감되어 국제가격이 오르게 되고 국제적인 기상이변으로 흉년이 들을 때 국제 곡물가의 폭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인데 정부로서의 대책은 있단 말인가?

결과적으로 벼농사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대한국민의 생명산업이고 국토의 환경보존의 산업인 동시에 한계산업의 고용산업이며 농촌지역 유지의 산업인 것이다.
정부는 자칫 농업에 대한 어떠한 철학도 없이 경제적 논리와 수치에 밀려 농업을 포기하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이상 농업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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