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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간
주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곳 ‘우파 파브릭 베를린(The Ufa Fabrik Berlin)’
2007년 12월 17일 (월) 00:00:0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지역 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민들의 일상생활을 비춰볼 수 있는 문화, 공간, 문화예술교육 등이 사회적 이슈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역문화공간은 문화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공공성(보편적 삶의 질), 창조성(사회경제적 가치), 장소성(지역적 소통과 매개) 등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과거의 문예회관, 문화원 등 정형화된 형식과 기능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해 새롭게 변화된 모습으로 탈바꿈 해야만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만족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방치된 산업시설, 철로, 폐교, 창고 등이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문화학교 등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개별공간의 변화를 넘어 지역사회의 새로운 활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 기획은 문화예술의 상상력과 창조성으로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는 지역문화공간들의 사례를 통해 지역문화의 비전을 모색하고 이를 위해 지역문화공간을 둘러 싼 배경 및 현황 등 국내외 사례를 통해 지역사회에 제시함으로써, 지역문화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및 창조적 재구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지역문화공간 어떻게 볼 것인가?     2. 보령시 문화공간의 현재 모습은     3.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공간     4. 외국의 복합문화공간은?
5.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간

   
▲ 우파파브릭 조감도의 모습으로 많은 시설들이 상주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슬리퍼를 신고, 가벼운 옷차림을 한 후 집안 문화생태마을을 찾았다. 머리를 곱게 단장하지 않아도 되고, 깔끔한 옷차림이 아니어도 되고, 언제 어느 시간이든 쉽게 방문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행복하다’
아마 이곳 우파 파브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너무나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곳으로 지역민과 함께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 ‘ufa의 두 번째 삶-주거와 작업의 결합’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우파 파브릭(Ufa Fabrik)은 18,566㎡의 면적을 차지한 도심 내 문화생태마을이자 공동체이다. 우파 파브릭은 UFA-Film Copy Center 이후 ‘ufa의 두 번째 삶-주거와 작업을 결합한 유일한 유럽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1920년대 당시 베를린 남쪽 포츠담 템펄호프 지역에 위치해 있던 필름영화제작소가 지원하는 필름현상소였던 곳으로 배우들과 text를 확인하고 필름을 현상하는 음향 시설 수리공장, 식당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생기면서 현상소는 동베를린에, 촬영소는 서베를린 지역으로 나뉘게 됐고, 분단 상황으로 두 기관이 공동 작업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현상소는 버려진 공간으로 남아 버렸다.
1968년 학생운동이 활발했던 시대, 베를린으로 이주하면 군 면제 혜택이 있어 젊은 세대들이 이 지역으로 많이 이주해 왔고, 당시 베를린에는 빈 공장들이 많았는데, 젊은 사람들(학생과 수공업자)이 생활하고, 공작 공간을 형성하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다. 우파 파브릭도 그 중의 하나다.
1978년 우파 파브릭에 모인 사람들은 공장 문화 페스티벌을 열기 위해 도심 쓰레기와 쓰지 않은 물건 같은 실험적인 재료들로 예술가와 건축가들은 실험적인 창작활동을 했으며 6주간의 오픈 행사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후 3개월 정도가 지나자 우파 파브릭 주변에는 작은 마을이 형성되게 됐다.

   
# 모든 것에 세심한 관심을

페스티벌의 성공을 지켜보면서 공장 주인들은 예술가들에게 일시적인 페스티벌이 아니라 아예 거주해서 공동 작업을 할 것을 제안했다.
‘To think another way and change llfe’라는 선언을 내걸고 마침내 1979년 6월9일 우파 파브릭이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1965년부터 버려진 공간이었던 영화 현상소에 100여명이 거주를 위해 이주를 했다. 하지만 리모델링이 안 된 공간이 많아 방 하나에 8명의 사람과 동물 2마리가 함께 생활할 정도였다. 3개월 후 30~40여명은 중도하차하고, 남은 사람들이 공간을 개·보수하고 자리를 잡은 후 음악, 빵집 등 각자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시작했다. 재정 자립을 위해 길드를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우파 파브릭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학생들을 상대로 세미나를 개최할 때 우파 파브릭을 ‘하나의 집이다’라고 표현한다. 그 이유는 우파 파브릭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협력해 지붕, 방, 시설물 등 각자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양파를 가로로 혹은 세로로, 어느 쪽으로 써는 것이 더 많은 양을 얻을 수 있고 환경친화적인지에 대한 토론도 한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을 제공하는 일도 행사의 일환이다.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아시아 명상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생소한 풍경에 점차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에너지 분야에선 세계 최초의 태양열 목욕탕을 개발하기도 했고, 물을 내리지 않는 자연발효 화장실도 개발했다. 또 다른 생활양식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취재단이 방문했을 때 11월 1일부터 3일까지 한국의 전통 사물놀이 김덕수의 ‘난장(공연)’이 열
   
릴 예정이고, 브라질,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의 공연들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자립센터 NUSZ에서는 문화뿐만 아니라, 사회, 건강, 가정문제에 대한 격려와 원조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가족관리 서비스, 탁아소와 학교 ‘Wonder Island’등을 포함한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시끄럽게 한다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주거지역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해결하는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프리스쿨 운영으로 어린이 교육도

옛 필름영화제작소 시절 배우들이 text를 확인하던 곳(극장)은 국제문화센터로, 식당은 연극공연장으로 바뀌었고 야외에는 새로운 무대시설이 신설됐다. 특히 국제문화센터에서는 매년 다른 나라와의 문화교류에 힘쓰고 있다.
필름보관소는 스튜디오와 춤을 배우는 공간(교습소)으로 바뀌었으며, 카페, 레스토랑, 유기농 농품점, 50~60여명이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 등이 마련됐다. 이외에도 아크로바틱, 광대 춤 등을 교습하는 어린이 서커스 학교도 있다. 이곳에서 배운 것들은 야외무대에서 공연으로 선보이며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또 새로운 지역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아시아 격투기를 배우는 체육관을 운영해 성공적이었다. 이곳에선 아시아 격투기를 배우거나, 음악을 감상하거나, 자전거를 빌리거나 도자기를 만드는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우파 파브릭은 프리스쿨로 운영되고 있다. 예전 7년동안 불법으로 운영돼 오다가 정식으로 학교 승인을 받아 학생들 지도에 열중이다. 이 프리스쿨에 다닐 수 있는 어린이들은 6~12세로 반, 성적표 등이 없으며 자유로운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학교는 한 교사 당 30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지만 프리스쿨에서는 한 교사 당 5명의 학생들을 지도하며 어린이들이 직접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도록 하고 있어 일반 학교와 가장 다른 점이다. 학교의 총 인원은 50여명 이다.
이곳 프리스쿨은 초등학교 과정에 속하며 졸업을 하게 되면 일반 중학교 과정으로 편입하게 된다.

   
# 모든 결정은 모두가 함께

우파 파브릭에는 연간 25만~30만 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그리고 현재 30명의 거주자(12세대)와 200여명의 협력자가 있으며 지난해에는 21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이 일자리로 인해 외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해오고 있다.
200여명의 협력자들을 일정 기준 없이 각자 정원손질, 사무직 등 일자리에 맞는 사람들이 와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으며 고용 계약서를 작성하고 일을 한다. 계약자 중에는 파트타임 계약자들도 있다. 이들의 인금은 한국의 고용지원안정센터(노동부)와 같은 기관에서 지급해 준다. 또한 이들 역시 우파 파브릭 운영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최종 결정은 각 시설의 대표자들이
   
거주자와 협력자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한다.
이곳의 거주자들은 생활뿐만 아니라 카페, 레스토랑, 빵집 등에서도 그룹별로 일해 자체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카페와 빵집에서 음식을 팔고 게스트하우스 방세로 재정을 충당, 자체 운영하며 빵집에서는 하루 2000개의 빵을 만들어 베를린 전역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물론 시에서 보조금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학교 시설로 등록된 프리스쿨의 운영 자금으로 타 학교보다 50%만 적게 나온다.
학교에 들어가는 지원 자금이외에는 문화 시설 중 콘서트장 등에 시에서 조금의 지원금을 주긴 하지만 입장료 할인 등과 같은 부분이라 큰 도움은 못되고 있다. 자립센터 NUSZ에 약간의 지원금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 문화 활동과 지역 활동

문화 활동은 쿨투어센터 문화 담당자가 운영하지만 독단 등 내부 정체를 우려해 외부에서도 초빙해 참여를 유도한다.
또 우파 파브릭에 초기 참여자들이 지금은 어느덧 중견의 위치에 올랐기 때문에 친구나 외부 인사를 문화행사에 곧 잘 초청하기도 한다. 기관, 지역 단체 등에 공문 형식으로 개별적 알릴뿐 따로 홍보나 광고를 하지는 않는다.
지역 활동으로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 젊은이들을 위한 행사들이 많아 지역 주민 간 교류가 활발하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높이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매주 워크숍을 개최해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매주 10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해 많은 정보를 배우고 가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나와 벼룩시장도 열고 주민을 대상으로 상담도 이뤄진다.
매년 공연과 작품 등이 변화와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새로운 창조적인 계획이 매년마다 나오고 활동 범위, 커뮤티니, 이벤트 등을 행사표에서 그들의 전략을 발견할 수 있다.
‘특별한 프로그램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서커스가 있고, 어린이와 연금을 받는 노인이 만나서 함께 자전거를 고치고, 어린이가 컴퓨터를 노인에게 가르쳐 주는 등 1.3세대 멘토링 같은 활동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지역주민들과의 교류로 인해 어린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 젊은 사람들은 스스로 우파 파브릭 근처로 이사를 오기도 한다.

# 1인당 3개의 직업으로 활동

어떤 곳을 가도 똑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다. 재정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다. 현재 1인당 3개의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월급으로 받는 것은 1개의 직업으로 한정돼 있다.(카린 베른트(Karin Berndt)씨는 서커스 교사, 합기도 교사, 무대 장치를 담당하고 있다. 어린 학생들에게 아키도(합기도)를 가르치고 있는 중인데, 주당 2회씩 근처 아이들이 배우고 있는 중이다.)
빵공장과 교습소의 순수익은 연간 4~5만 유로이며 우파 파브릭이 시 소유이기 때문에 한달에 1만2천~1만5천유로의 세를 내고 있으며 2037년까지 계약돼 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창의적 생각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꿈을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

우파 파브릭의 창립멤버로 카페(Terra Brasillis)를 운영하고 있는 만프레드 스파니욜(Manfred Spaniol, 53)씨는 원래 음악가 였다. ‘한 지역에서 일하면서 문화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1979년 우파 파브릭의 취지에 공감해 이주, 28년째 거주하고 있다.
현재 그의 아이들은 프리스쿨을 나와 뉴질랜드에서 유학 중이란다. 그는 “몇 사람은 떠났지만 초창기 멤버 대부분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다.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는 때때로 뮤지션으로 공연에 참가하기도 한다.
우파 파브릭은 적게 벌어 적게 사용하는 것이 모토로 ‘실제 생활이 문화’인 소통 프로그램이다. 가라데, 쿵푸 등 생활 체육이 발달했으며 주민 생활 체육 시설, 클럽 문화가 활발하다.

▲ ‘아이들이 편히 놀고 쉽게 프로그램 접해’

   
▲ 주민 인터뷰 : 마그나 앙글라(가운데)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우파 파브릭 동물농장에 놀러온 그는 일주일에 1~2회, 아이들이 편하게 놀 수 있고 쉽게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어서 방문한다고 말했다. 동물도 태워주고 요가와 꽃꽂이 강좌도 들으러 온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 이사 갔다가 다시 왔다고 했다.

국내와 해외(영국, 독일)의 복합문화공간에 대한 사례를 나열해 봤다. 지역의 이런 공간들은 지자체에서 실행해 주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 스스로 지역에 맞는 문화적 공간을 개척해 나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령지역에는 아직까지 내세울만한 복합문화공간이 확보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자체, 예술인, 지역주민 등이 의견을 모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복합적인 문화공간을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야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기획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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