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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이태복(전 보건복지부 장관)
2007년 12월 10일 (월) 00:00:00 보령신문 webmaster@charmnews.co.kr

12월에 들어섰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입시, 취업을 비롯한 각종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때다. 종강을 마지막 보충수업으로 끝내려 하니 지난 1년 동안 나는 학생과 젊은이들에게 제대로 말해왔는지 걱정이다. 가장 훌륭한 가르침은 말로 떠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언행일치’하는 것인데, 올해 나는 “젊은이들이 큰 꿈을 가져야 조국과 겨레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으면서도 정작 중요한 시기에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있으니 선생으로서는 낙제점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 젊은 세대들이 꿈을 잃어버리고 얄팍한 현실주의에 사로잡혀 있다는 걱정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당장 급한 일자리조차 잡기 어려우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현실의 조건을 제대로 만들려는 노력을 아예 포기한다면 분명 심각한 문제이다.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고 있는 공시생이 대학과 도서관에 넘쳐나고 있는 현실에서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라는 주장에 적극 호응할 리 없고, 또 전면적인 행정개혁의 필요성에 얼마나 공감할 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대학생이 많은 조건에서 다른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자기문제로 보일 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젊은 세대들이 현실조건에 매몰돼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한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다수 젊은이들이 지난 시절처럼 역사와 사회에 온몸을 내던지는 함성과 몸짓이 사그라들고 있는 것은 그 허망한 배반의 현실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탓이다. 뭔가 그들이 정권을 잡고 사회의 주도층이 된다면 이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 젊은이들은 필자의 세대처럼 그 길이 옳기 때문에, 혹은 역사의 부름이어서 그냥 달려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지금 시대는 말할 수 없이 우울한 시대이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역사의 과제는 산더미처럼 많다. 성과도 일부 있었지만 실패의 기록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반성과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때 젊은 세대의 열정이 비로소 불타오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정권을 잡았던 세력들이 그 시대의 역사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애썼던 대표적 인사들도 아니고, 잘못된 정책 추진으로 민심이반을 자초하고 오만불손한 처신으로 기본이 돼먹지 않았다는 손가락질 당했던 운동권의 일부가 민주화세력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어쨌든 국민들은 한국사회의 개혁과 이상을 말했던 사람들이 남긴 현실을 더 이상 대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 역시 한국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성토하고 내일의 꿈과 이상을 말하기 보다 일단 자신들 각자의 생존을 선택하고 있다.

따라서 꿈이 없다고 젊은 세대를 힐란하기 보다 꿈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찬찬히 설명할 필요성이 있다.? 국제금융자본의 준동과 달러체제의 동요, 5% 내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내수침체와 중소기업을 비롯한 국민경제의 침몰, 중국의 추월에 따른 풍전등화에 떨어지고 있는 한국의 현실, 빈부격차와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의 필요성 등등. 그런 기초를 탄탄히 다져가면서 젊은이들의 도전과 개척정신을 격려하고 우리사회와 조국의 미래, 지구촌 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향해 뛰어가는 젊은이들의 용기를 치솟게 해야 한다. 또 그런 꿈을 갖도록 이상을 향해 솔선수범하는 기성세대의 아름다운 노력도 젊은이들에게 큰 힘을 줄 수 있다. 함석헌, 장준하 선생 같은 이들이 지난 시절에 젊은이들에게 끼친 정신적 영향을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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