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원산도 개발계획과 관련 토지소유주 4-5명이 시장과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실 진입을 시도해 공무원들과 몸싸움이 있었다.

이들 토지주들은 보령시가 원산도 관광지개발을 공영개발방식으로 할 계획이라며 공영개발을 할 경우 토지매입가격이 현저히 낮고 협상이 안 될 경우 강제수용으로 보상가가 낮아지며 양도세 부담도 커서 안된다고 항의하기 위해 시장면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보령시는 토지주들이 주장한 내용들은 아직 계획 중인 단계이고 세부계획이 서 있지 않다며 이와 같은 상황이 왜 생겨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날 시장실 난입을 시도했던 소유주들은 외지인들이다.

원주민의 경우 34%, 외지인은 66%의 양도세가 부과되며 공영개발방식을 통해 낮은 보상비가 지급될 경우 남을 것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9월 21일 오천면 영보리에 지방산업단지가 충남도로부터 지정돼 시행사에서 내놓은 용지보상액 예산을 놓고 주민들이 산출근거를 내놓으라며 마을 입구에 천막을 쳐 놓고 항의 하는 등 시행사와 주민들 간 충돌을 빚고 있다. 이들 토지주들의 주장 또한 양도소득세 등의 문제다.

가승구지마을 25가구 원주민들은 평생을 맨손어업과 농사로 자식을 키우며 살아왔다.

스스로 원한 것이 아님에도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을 옮겨야 하는 원주민들의 아픔을 어떤 것으로 보상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외지 토지소유주들은 높은 양도세만을 문제 삼고 보상가를 높여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령시 청사 앞에서는 지난 10월 중순경부터 청라 장현리 주민 50여명이 청정지역에 축사신축은 안된다며 집회를 갖고 있다.

주민들은 돈사 신축허가에 따른 산지전용과 개발행위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또한 행정심판결과에 따라 시에서 개발행위와 산지전용을 업자에게 허가한 것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이에 시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상대성 있는 민원은 상대의 의견을 들어 일부공개를 통보했으나 이들 주민들은 완전 정보공개를 요구하며 시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집단이기주의는 자신의 정당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주변의 세력을 모아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나 기관, 기업의 정당한 정책을 무조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집단이기주의는 대개 행정부서의 행정행위에 의해 자신의 주변에 혐오시설이나 환경파괴 시설이 들어서서 자신들의 삶의 행복이 깨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개인의 정당한 권리행사를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위에서 나열했듯이 이들은 아직 계획 중이거나 변동 가능성 있는 사업인 경우가 대다수이고 법적판단이 이뤄진 상황에서도 원래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집단 움직임은 계속된다.

절차와 형식이 중시되고 누가 봐도 합리적 근거와 논리가 바탕이 된 개인·집단의 주장이 아쉽다.

혹자는 보령에서 행해지는 빗나간 집단행동에 대해 광산합리화조치이후 쇠락의 길을 걷던 보령경제가 보령화력이라는 거대기업이 들어와 각종 지원금을 타먹는 재미에 익숙해져 나타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집회를 통해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고, 보상비를 타내고, 또다시 요구하면 된다는 식이라는 것이다.

그의 한 예가 보령화력 주변지원사업비 중 한우입식의 경우 허위로 입식해 구속되는 사태를 기억해보면 또 그렇다.

집단이기주의에 물들어가는 또 다른 이유로 민선 자치를 꼽는다.

민선 시장은 표를 얻어야하는 부담감 때문에 웬만하면 원칙 없이 주민들의 편을 든다는 것이다. 

잘못 끼워진 앞단추 뒤의 단추는 아무리 잘해도 잘못 끼워질 운명이다.      

자율(自律)은 사전에 스스로의 의지로 자신의 행동을 규제함으로 돼 있고 반대개념은 타율(他律)이다. 칸트의 윤리관에서는 자율을, 어떤 권위나 욕망에도 구애됨이 없이 실천 이성에 의하여 스스로 세운 도덕률에 따르는 일이라고 돼 있다.

지방자치는 주민 스스로가 주인이 돼 중앙정부의 구속 없이 스스로 운영하는 것을 이상으로 한다.

개인의 이기보다는 자율과 지방자치를 먼저 생각하는 시민주권의식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