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관공서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또 더 얼마 전에는 또 다른 관공서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신문 대금을 지출할 돈이 없으니 끊어 달라”고...

그리고 얼마 후인 10일, 신문을 끊어달라고 했던 관공서로부터 공문형태의 편지를 받았다.

“지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안내문을 게재해 달라”고...

관공서 공무원이 한 달 4천원이 아까워서든, 4천원이 없어서든 간에 결론은, ‘볼 필요 없다’ ‘끊어 달라’ 했던 신문에 ‘도대체 뭘 써서’ ‘도대체 누가보라고’ 안내문을 게재해달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담당자에게 (전화로) 물으니 “이곳은 국가기관이고 홍보예산이 없다”라고 답한다.

(그러니 너희 같은 작은) 지역신문은 잔말하지 말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신문에 내보내라는 말로 들려왔다. 

요즈음 언론과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에 대한 갈등을 이 공무원은 제대로 해석하고, 알고 있는 듯했다.

고압적인 관료주의적 사고방식에 따름인지 언론은 공공기관이 내보내는 자료나 쓰라는 식의 언변을 가진 이 공무원에게 국민의 한사람으로 한마디 하고 싶다.

“나는 당신들(공무원) 월급의 근원인 세금을 내는 국민으로서 당신들이 몸담고 일하는 ‘행정조직’의 주주”라고...

직업이 기자인 입장에서 한마디 더 한다면

“나는 당신들이 주는 대로 적어 옮길 만큼 내 기사를 읽어주는 독자들을 짓밟을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또한, 발령을 받아 근무하는 곳일 뿐, 지역 소식을 전하는 지역신문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구독료 4천원이 아깝다 생각한다면 끝까지 무시하고 안내문 등은 제발 보내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들만의 리그... 볼거리 없는 지역지로 치부해도 좋으니 지역민의 알권리 운운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간곡히...

지역신문의 역할을 알기나 할까? 높으신 공무원들의 눈에는 광고지 정도로 밖에 안보이겠지만 지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문법이 틀려도, 어법이 안 맞아도, 뜨거운 열정 하나로, 흙 묻은 구두를 신고, 비아냥거림은 신념에 묻은 채, 퇴근시간 없이 밤 세워 신문을 만든다는 것을 높으신 공무원들은 알까?

그래서 받는 월급이 1백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지구온난화와는 상관없이 여름철 시원한 사무실, 겨울철 따뜻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수준 높은 국가 공무원들에게는 민초들에 섞여 비에 젖고 추위에 몸은 움추려진 지역신문 기자들이 초라해보일지 모르나, 삐걱대는 의자에 앉아 기사를 쓸 때만은 당당해진다는 것을 높으신 공무원들은 알기나 할까?

바로 공무원인 당신들의 월급을 지불케 해주는 위대한 민초들의 말을 듣고 전하는 대변자이기에 스스로 당당해진다는 것을 높으신 공무원 나리들은 정말 알고 있느냐 말이다.

지역신문은 봉이 아니다.

당신들이 봉이라 우겨도 우린 봉이 아니다.

우리는 국민이고 주민이고 어려운 이웃의 친구이다.

그래서 지역신문일지언정 결코 ‘봉’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