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우편집배원이 있었습니다. 그의 일은 도시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입니다.

시골 마을로 가는 길을 뿌연 모래 먼지만 날릴 뿐 그 흔한 들꽃조차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시골 마을로 가는 내내 젊은 우편집배원의 마음도 왠지 우울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늘 정해진 길을 왔다 갔다 하는 일에 짜증이 났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거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우편물을 기다리는 마을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우편집배원은 시골 마을 입구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습니다. “평생 이 마을을 다녀야 하는데 마을로 오가는 길을 마치 사막처럼 황량해. 하루하루가 너무 지겨워. 뭐 좋은 수가 없을까?”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깊은 생각에 빠진 그는 한참 후에 무릎을 치며 일어났습니다.

“그래, 바로 그거야!”

다음 날, 그는 마을로 오늘 길에 들꽃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꽃씨를 뿌렸습니다.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 씨앗을 뿌렸습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 싱그러운 봄이 찾아왔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젊은 우편집배원은 시골 마을로 우편물을 배달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로 가는 길가에 예쁜 꽃들이 하나 둘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이름은 없지만 향기가 진한 들꽃과 들풀도 잔뜩 피어 있었습니다. 젊은 우편집배원은 꽃과 들풀을 코에 갖다 대었습니다. “와, 예쁘다. 으음~ 향기도 정말 좋군.”

여름이 다가오자 꽃들은 더욱 만발했고 그리고 가을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꽃잔치는 계속되었습니다. 젊은 우편집배원은 꽃길을 오고 가는 게 마냥 행복했습니다. 절로 휘파람이 나왔습니다. 이제 마을로 가는 길을 외롭거나 심심하거나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즐거운 길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욕심이 생겼습니다. 마을로 가는 길가에 가로수를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꽃길을 오갈 때마다 작은 묘목 몇 개씩을 가지런히 길가에 심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손가락만한 나무이지만 언젠가는 내 키보다 더 높이 자랄 거야.”

젊은 우편집배원은 먼 훗날을 기약하며 싱글벙글 마을로 향했습니다.

젊은 우편집배원이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서 이 마을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것이 참 자랑스럽게 여겨졌고, 나도 앞으로는 우리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고 발전할 수 있도록 작은 것이라도 실천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