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9일 시행되는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저마다 출마 의사를 밝히고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 대변자를 뽑는 선거이지만 출마자들은 자신이 국민을 위해 어떠한 일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하겠다는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유권자들은 그 약속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를 판단하여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여야 할 것이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매니페스토(참공약선택하기) 운동은 “종래의 선거공약과는 달리 무엇을 언제까지, 어느 정도할 것인지, 즉 구체적인 시책, 실시기한, 수치목표를 명시한 후 ‘사후 검증 가능한 명확한 공약’”을 제시함으로써 유권자의 선택을 바라는 것이다.

정치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영국에서는 1834년부터 매니페스토 운동이 시작돼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매니페스토 10대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집권에 성공했으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매니페스토는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해 ‘약속’과 ‘계약’으로 맺어지는 새로운 선거문화가 진행 중에 있다. 실제로 지난 2월1일 매니페스토 물결 선포식에 한나라당 정책위원장,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하여 동참의 뜻을 밝혔고, 많은 정치인들이 매니페스토에 뜻을 같이 하기로 서약을 하였으나, 정치인들의 선거공약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경우가 많고 그러한 공약이 지켜진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이번 대선과 총선에서 실제 정치인들이 실천할 수 있는 정책공약을 내놓고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하여 지켜지는  매니페스토 운동이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대선을 포함, 한국정치에서 극복해야 할 점은 이미지 정치에 맞춰져 선거가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정책을 알려주고 공약하는 매니페스토”에 정치인들이 적극 참여하고 유권자가 정책을 보고 판단하는 제도가 구축돼야 인기투표 위주가 아닌 정책을 알려주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 제안을 제시하고 공약하는 후보가 있더라도 최종선택은 유권자가 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유권자의 역할이다. 유권자들은 아직도 출마자들의 과거 경력과 소속 정당 등에 의존하는 투표행태를 보이고 있어 정책을 살펴보는 관심과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유권자들의 행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현실에 적용된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매니페스토 운동이 참공약을 작성하기 위한 정당의 구조개혁, 정치인들의 인식혁신, 참공약을 중심으로 선거과정을 이끌어 나가려는 언론의 노력이 요구되며, 책임있게 매니페스토를 작성하고 이를 통해 검증 받으려는 정치권의 노력이 실천되고 최종적인 선택을 하는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우러진 2007 대선을 기대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