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허가를 놓고 논란을 빚던 신세계 이마트 보령점이 27일, 보령시로부터 건축허가를 취득함에 따라 보령입성이 사실상 가능하게 됨으로써 지역 상권에 일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시는 그동안 홈플러스 보령점이 개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대형할인유통매장인 신세계 이마트의 건축허가는 지역 유통업 형편을 고려할 때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상생협약 체결 후 이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지역민심에 따라 재래시장과 소상공인, 중소 유통점과의 상생 발전 등 지역발전 기여방안에 대한 사전협의인 ‘지역민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토록 신세계 측에 요청해 왔다.

이에 신세계 측은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 적극 동참 ▶지역주민 우선 채용 ▶임대매장 지역주민 우선 임대 ▶지역특산물 전용코너 설치 ▶지역특산물 전국매장 확대 및 보령특산물 특판행사 개최 ▶보령점내 기부함에 접수된 구매영수증 총액 0.5% 매년 기부 ▶보령지역 배달, 불법광고전단 및 단체급식업체 납품 금지 ▶사회복지시설 지원 및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 문화행사 후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이행협약서를 지난 24일 시에 제출했다.

이로써 대형할인유통매장과 관련해 이미 홈플러스 보령점이 건물사용 승인을 득하고 개점한 상태에서 신세계 이마트가 입점하게 됨으로써 인구 11만여 명의 보령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마트 보령점… 추진 과정과 협약내용 공개 사항

이마트 건축허가 처리 추진과정

신세계 이마트 입점과 관련해 해양산업개발(주)는 궁촌동 340-1번지 내 연면적 2만여 평방미터(대지 9,397평방미터), 주차대수 301대, 지하1층 지상4층(영업매장 지하1층~ 지상1층)규모의 건축허가를 지난 5월 7일 보령시에 제출했다.

이에 시는 6월 19일 지역발전 기여방안 구상계획을 신세계 측에 제출토록 요청, 7월 4일 신세계로부터 구상계획을 제출 받아 1차 검토 및 협의를 진행했다.

이후 7월 20일과 8월 2일 시와 신세계 측은 구상계획안에 대해 2차와 3차 검토 및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시는 밝혔으며, 지난 16일에는 재래시장 상인대표와 신준희 시장과의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후 지난 24일에는 신세계 측으로부터 이행협약서가 제출됨에 따라 시는 이행협약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으며, 26일 보령시의회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협약내용에 대해 시의원들에게 이를 보고했다.

한편, 기업사랑과는 26일 의원간담회를 취재 중인 기자에게 홈플러스 보령점 및 신세계 이마트에 대한 검토보고와 관련해 비공개 사안이라는 이유로 배석불가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한 관계자는 “이행협약과 관련해 업체 측으로부터 비공개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세계 이마트 건축허가는 26일 오전, 의원간담회를 통해 관련사항 보고 후 이날 오후 전격 처리됐다. 이와 관련해 시는 신세계와의 이행협약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앞서 밝힌 내용대로 주요 내용을 밝혔지만 이들 협약내용이 담고 있는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발표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약내용 비공개 입장, 돌연 공개?

시는 27일 홈플러스 및 이마트 등 대형유통매장 입점과 관련해 이행협약에 대한 내용이 세간의 관심사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27일 8개 항목에 대해 주요 내용만 각 언론에 공개했다.

26일 의원간담회 검토보고 자리까지도 비공개 입장을 보이며 취재진의 배석을 불허하던 시는 8개 항목에 대해서만 언급을 했을 뿐 그 외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본지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행협약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두 곳의 협약내용이 대동소이하며 추가적으로 ▶지역 금융기관 이용 ▶과다한 사은품 제공 및 할인행사 자제 ▶인원채용과 관련해 모집공고 시 사전 통보 등 6개 추가조항이 더 있어 총 14개 조항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시의 한 관계자는 “추가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협약내용은 총 14개 조항으로 두 곳의 업체와 체결한 내용은 대부분 같다”고 확인했다.

또한 시가 발표한 내용인 8개항목과 관련해서는 “업체 측의 비공개 요청으로 인해 당초 5개 항목을 공개하려 했으나 시 관계부서 간 협의를 통해 8개 항목을 우선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보도를 통해 협약내용 일부를 공개한 상황에서 14개 전 항목 세부내용 공개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8개 항목 공개로 인해 한 업체에서는 벌써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며, 협약내용에는 별다른 세부내용이 없고 공개된 8개 항목은 발표내용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답변했다.

당초 업체 측으로부터 비공개 요청사안으로 공개할 수 없다던 시가 전격 발표한 배경에는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이행협약 사항에 대해 미공개시 뒤따를 여론의 향배를 염두,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일각의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이행협약과 관련해 의원간담회 검토보고 자리에서 의원들에게 배포된 협약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시가 모두 회수해 간 상황이나 취재진에게 비공개 사안임을 이유로 자리배석을 잠시 불허했던 것과 시의 협약내용 일부 공개에 대해 한 업체가 난색을 표현한 정황들로 볼 때 이러한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보령시의회는 이마트 및 홈플러스 관련 이행협약 내용을 보고 받은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협약 내용과 관련한 문구가 추상적임을 지적하고 협약내용의 이행여부를 위해 시에서 이를 철저히 감독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영진 시의장은 “협약내용이 담긴 보고서 회수는 사실이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이행협약이지만 각 항목 내용이 추상적이어서 의원들이 상생협약 이행여부를 시가 적극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또한 모 의원은 “이행협약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받아보았으나 보고 후 이를 모두 회수해 갔다.”며 “협약 내용을 보니 업체 측에서 ‘~하겠다’, ‘~한다’라는 게 아니라 ‘~하기위해 노력한다’, ‘~를 할 수 있다’라는 조항들이 대부분으로 이에 대한 보완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반면 시 한 관계자는 이마트 및 홈플러스와의 이행협약과 관련해 “협약내용이 더 이상 진보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 의원간담회를 통해 의원들에게 이를 보고하게 됐다”고 밝히고, “협약 이행사항을 철저히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